LG전자가 연세대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인재를 양성하는 채용계약학과를 신설한다. AI 기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채용을 보장하는 계약학과를 만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엔지니어 구인난의 여파로 기업이 직접 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엔 삼성전자와 서울대가 반도체학과, LG디스플레이와 연세대가 디스플레이학과 운영을 추진한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미래 신사업에 필요한 공통분모가 AI 기술”이라며 “AI 핵심 인력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연세대와 손잡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에도 서강대와 협약을 맺고 채용계약학과 형태로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했다.
그동안 LG전자는 채용계약학과 운용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스마트홈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선 KAIST, 고려대, 한양대 등과 채용계약학과 석사 과정을 운영했다. 회사 관계자는 “AI 이외의 다른 분야도 인재가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라며 “기존 계약학과들도 올해를 기점으로 정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는 KAIST 포스텍과, SK하이닉스는 서강대 한양대와 각각 반도체 관련 채용계약학과를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새로운 파트너 대학을 물색해 반도체 계약학과를 추가할 예정이다.
채용계약학과는 대학생들에게 인턴십이나 실습 기회를 제공한 ‘산학얼라이언스’가 진화한 형태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학부 때부터 실무 교육을 받은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입도선매형 커리큘럼이 대세가 됐다는 분석이다.
채용계약학과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술 인력 확보는 개별 기업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아젠다”라며 “중장기 로드맵 마련을 위해 정부와 기업, 학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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