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간의 '양강 구도'로 펼쳐진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한 김 전 대변인의 '윤심'(尹心)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의 연대를 다졌던 김 전 부총리의 '명심'(明心)이 맞붙게 되면서,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대선 2차전'과 다름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25일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과반(50.76%)을 득표해 결선 투표 없이 후보로 확정됐다. 이는 지난 22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한 결과다. 당초 경선이 안민석 의원, 염태영 전 수원시장, 조정식 의원을 포함한 4파전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결선 투표까지 치러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김 전 부총리는 경선 과정에서 "이 상임고문의 가치를 발전시키겠다"면서 이른바 '명심'을 통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당내 기반을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정통 재정 관료 출신인 김 전 부총리는 34년간의 국정운영 경험을 내세우며 '초선' 김 의원을 압도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 의원은 '거물급' 정치인으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을 상대로 '낙승'(樂勝)을 거두며 전국구 정치인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2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 의원은 52.67%의 득표율을 얻어 유 전 의원(44.56%)을 누르고 승리했다. 김 의원에게는 현역의원 감산(5%) 룰이 적용되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의 공보단장을 지낸 김 의원은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정치적 체급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김 의원은 윤 당선인의 측근들로부터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꾸준히 권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당심'과 '민심'이 분리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추를 기울게 한 건 민심이었다"며 경선 승리에 '윤심'이 주효했다는 일각의 평가를 일축했다. 서울시와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끌어낼 적임자라고 자평하는 김 의원은 "민주당 어떤 후보가 나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했다. 경기도는 지난 대선에서도 윤 당선인이 이 상임고문에게 패한 지역이다. 김 의원이 과연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