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옆 몰도바서 연쇄 폭발…"러 자작극", '제2 돈바스' 되나

입력 2022-04-26 17:50   수정 2022-05-26 00:03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 몰도바의 친러시아 지역에서 연쇄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처럼 러시아가 친러 세력을 이용해 침공 명분을 만들기 위해 자작극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은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인 몰도바 내 친러시아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잇따라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구 47만 명의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옛 소련 붕괴 이후 분리독립을 선언한 뒤 1992년 몰도바와의 전쟁을 통해 친러 성향의 독립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법률상 몰도바의 영토로 분류돼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역처럼 트란스니스트리아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자국 군대 1500여 명을 파병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AP에 따르면 트란스니스트리아가 자칭 수도로 삼고 있는 티라스폴의 국가보안부 건물이 로켓추진수류탄 공격을 연이어 받았다. 트란스니스트리아 내무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건물 창문이 깨지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계획된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돈바스에서처럼 러시아가 침공 구실을 만들려는 ‘가짜 깃발 작전’이라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CNN에 “트란스니스트리아 지도부가 며칠 전부터 건물에 벙커를 설치하려는 수상한 움직임을 보였다”며 “이번 사건은 러시아 연방보안국이 꾸민 도발 중 하나”라고 했다.

지난 22일 러시아군 중부군관구 부사령관인 루스탐 민네카예프 준장은 “러시아군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남부를 장악함으로써 트란스니스트리아로 나아갈 출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몰도바 정부가 러시아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자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수습에 나섰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황이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자 러시아는 핵전쟁 위협을 재차 언급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핵전쟁 위험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위협이 계속되자 스웨덴과 핀란드는 다음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동시 가입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현지 언론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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