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훔친 암호화폐로 돈세탁…엄청난 수익 얻었다"

입력 2022-04-27 10:04   수정 2022-04-27 11:00


북한 정부가 훔친 암호화폐를 돈세탁해 현금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출신인 암호화폐 정보업체 TRM랩스의 닉 칼슨 분석관은 2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칼슨 분석관은 지난달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인 '라자루스'가 블록체인 비디오 게임 '액시 인피니티'에서 6억2500만달러(약 7365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훔친 사건에 대해 "실제로 보안을 뚫은 것은 지난해 12월인데 올해 3월까지 기다렸다가 자금을 탈취했다는 징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라자루스는 훔치는 과정에서 신중하게 인내심을 보였던 것과 달리 돈세탁은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통상 다른 해커들은 '토네이도 캐시'나 이더리움의 '믹서'들에 훔친 암호화폐를 두고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현금화를 한다. 토네이도 캐시와 믹서는 암호화폐를 뒤섞어 소유자 추적이 어렵게 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추적당할 위험을 아랑곳하지 않고 거액을 한꺼번에 믹서에 넣었다가 뺐다는 게 칼슨 분석관의 지적이다. 과감한 돈세탁이 가능한 이유에 대해선 "북한 해커들이 북한 정부 조직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해커들이 해외여행을 하지 않으니 해외에서 체포될 우려가 없고, 북한 정부가 이들에 대한 범죄자 인도 요청에 응할 리도 없으니 공격적으로 돈세탁을 한다는 것.

칼슨 분석관은 "북한의 암호화폐 범죄를 보고 있노라면 진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정말 놀랍다"며 "해킹 한 건으로 몇 년 동안 광물을 수출해야 벌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데, 핵 프로그램을 몇 개월 가동할 수 있는 엄청난 수익"이라고 지적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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