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트업 업계의 채용 방식이 지원자 친화형으로 바뀌고 있다. 개발자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채용 절차를 간소화하면서다.
축산테크 스타트업 한국축산데이터는 다음 달 31일까지 진행하는 경력 개발자 채용에서 일명 ‘원-채용’ 방식을 처음 도입했다. ‘지원자가 원하는 채용’을 뜻하는 ‘원-채용’은 입사 방식을 지원자가 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류 전형에서는 지원자가 이력서, 관련 포트폴리오 등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어떤 내용이든 제출할 수 있다.
다음 단계인 면접도 지원자 맞춤형이다. 면접 대상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원하는 방법과 시간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국축산데이터 관계자는 “채용 절차 간소화로 지원자의 입사 지원 부담을 줄여 역량 있는 인재를 적극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우드펀딩 스타트업 와디즈는 오는 6월까지 ‘자율포지션’이라는 업무를 맡을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보통 채용에서는 개발, 기획, 재무 등 직군을 정해서 직원을 뽑는다. 하지만 자율포지션은 정해진 직군이 없다. 와디즈 관계자는 “지원자가 직접 제안하는 포지션”이라며 “지원자가 제안한 업무 내용을 바탕으로 와디즈에 적합한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DIY(Do it yourself) 입사다. 입사 희망자는 포지션의 제안 배경과 주요 역할,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 등을 자유롭게 작성해 제출하면 회사가 판단해 채용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채용 절차를 간소화했다. 지난 8일까지 프론트엔드, 백엔드, 머신러닝, 데이터 엔지니어 등 개발 직군을 채용하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받지 않았다. 대신 개인정보, 직무, 경력 등 간단한 설문지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서류 전형을 대체했다.
채용에 걸리는 총 기간도 영업일 기준 10일 이내로 단축했다. 이번 채용의 지원자 수는 지난해 10월 공채보다 822% 증가했다.
당근마켓도 최근 채용 속도를 높인 ‘리크루트24′라는 공채를 진행했다. 자기소개서를 없앴고 간단한 설문 방식의 서류 전형을 도입했다. 입사 지원서를 제출하면 24시간 내로 서류 전형 결과를 공지했다.
최근 채용 분야의 세분화로 헛갈리는 구직자에게 도움을 주는 채용 서비스도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 스타트업 토스는 채용 홈페이지에 ‘어떤 포지션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면?’라는 기능을 추가했다. 해당 문구를 누르고 2개의 설문(현재 회사에서 하는 업무, 과거의 업무 이력)에 답하면 추천 직군이 바로 나온다. 토스가 현재 채용하는 직군은 280개가 넘는다.
김주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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