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고 재계 2위로 올라섰다. 그룹의 주력인 반도체 분야가 호조를 보인 데다 배터리와 바이오 등 미래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한 결과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자산 10조원을 초과하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그룹·대기업집단)은 물론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 그룹)에 신규 지정됐다. 재계 순위도 단숨에 44위로 뛰어올랐다.
SK의 자산 증가는 20조9000억원이 불어난 반도체가 이끌었다. 반도체 매출 증가와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가 결정적이었다. 이 밖에 배터리와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신성장 산업 집중 투자도 그룹의 몸집이 커진 배경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딥체인지(근본적 혁신)’를 강조한 이후 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자산 규모를 키웠고, 이렇게 늘어난 자산은 또 다른 성장동력 발굴의 발판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두나무는 자산총액이 10조8225억원으로 불어나면서 가상자산 거래 기업 중 처음으로 상호출자제한집단으로 지정됐다. 암호화폐 열풍에 힘입어 사업 이익과 현금성 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두나무 외에 신규로 대기업집단에 편입된 곳은 크래프톤·보성·KG·일진·OK금융그룹·신영·농심 등 8곳이다. IMM인베스트먼트·한국투자금융·대우건설 등 3개 그룹은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사모펀드(PEF) 전업 집단, 금융·보험사와 PEF 관련 회사만으로 구성된 그룹은 대기업집단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다. 대우건설은 인수합병으로 중흥건설에 흡수됐다. 상호출자제한집단은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건설과 업황 개선으로 큰 폭의 이익을 낸 HMM을 비롯해 태영·OCI·두나무·세아·한국타이어·이랜드 등 8개 집단이 신규 지정됐다.
김소현/이지훈/강경민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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