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안 염전 노예'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노동 착취 의혹이 전북 익산의 한 축사에서 제기됐다.
정읍시 비정규직 노동자 지원센터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40대 중증장애인 A씨가 30여년간 노동력을 착취당했다"면서 "심지어 축사 주인은 A씨가 지원받은 기초생활수급비 등 9100만원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A씨는 1992년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약 30년 동안 익산의 한 축사에서 소 50여마리 규모의 축사를 관리하는 일을 해왔다.
A씨는 축사 옆에 마련된 열악한 공간에서 생활하며 식사를 해결했고, 축사 주인은 임금을 주기는커녕 장애인 연금, 주택보조금, 기초생활수급비도 빼돌렸다는 게 센터 측 주장이다.
노동력과 임금을 착취당한 A씨의 통장에는 고작 9만2000원만 남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측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어서도 안 되고, 노동력을 착취당해서도, 본인의 장애 수당을 착복 당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A씨는 안정을 위해 곧바로 축사 주인과 분리됐고, A씨 가족들의 항의에 축사 주인은 5000~6000만원의 합의금을 제시했다고 센터 측은 전했다.
센터 측은 조만간 가족들을 도와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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