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철강업체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국 스틸다이내믹스가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가운데 뉴코어도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지난 25일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철강 수요 증가와 인플레이션으로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며 미국 대표 철강업체 뉴코어를 조명하는 분석 기사를 냈다. 뉴코어는 지난 1분기 매출 104억9000만달러(약 1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70억1000만달러) 대비 50% 늘어난 수준이다. 순이익은 21억달러로 전년 동기(9억4000만달러) 대비 224% 증가했다.
스틸다이내믹스의 1분기 매출은 55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35억5000만달러) 대비 57% 늘었다. 순이익은 1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억3000만달러)에 비해 256% 급증했다.
실적이 개선되자 주가가 뛰었다. 연초 대비 뉴코어는 41%, 스틸다이내믹스는 43% 각각 급등했다. 뉴코어는 “2분기는 가장 실적이 좋은 분기가 될 것”이라며 호실적을 예고했다.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에 따르면 뉴코어는 2분기 주당순이익(EPS)을 7.97달러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전망치인 5.89달러를 35% 웃돈 수준이다.
이처럼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유럽 최대 철강 공장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아조브스탈 철강 공장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철강 제조에 필요한 원료탄, 철광석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철강 가격이 뛰었다. 마크 밀레트 스틸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로 철강 가격 강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의 철강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근 탕산시 대부분을 봉쇄했다. 탕산시는 중국 전체 철강 생산량의 13%를 차지하는 주요 생산기지다. 향후 봉쇄 조치가 풀리더라도 탄소 배출 규제 때문에 철강 생산을 크게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비주택용 건물 위주로 미국 건설 수요가 증가한 것도 철강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건설 현장에서 쓰는 철강 가격은 지난달에만 1.4% 올랐다.
미국 철강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시킹알파는 “에너지 집약적인 철강 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에너지 비용이 상대적으로 싼 북미 철강업체들이 유리한 상황”이라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프라 프로젝트도 단기적인 철강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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