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기의 시대 상황도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시 고려는 원나라 간섭기를 겪으면서 권문세족의 권세가 막강했습니다. 이들은 산과 천을 경계로 넓은 토지를 소유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가렴주구라 할 수 있습니다. 원에 바칠 공물을 마련하기 위해 백성의 재산을 빼앗고 소작한 곡물을 수탈하는 등 권문세족의 횡포는 눈 뜨고 볼 수 없었습니다. 농민은 가혹한 부담에 스스로 노비가 됐습니다. 노비가 늘어나자 국가의 세금 수입은 줄어들고, 토지는 권문세족의 개인 재산이 되면서 고려는 점점 힘을 잃었습니다. 이를 개혁하기 위한 과정에서 이성계의 신흥 무인세력과 신진사대부들이 힘을 합쳐 새로운 나라 조선을 세우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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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어떨까요? 국민부담률이란 국민이 낸 세금과 국민연금, 산재보험, 건강보험 등 사회 보장성 기금을 합한 금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2020년 기준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27.9%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3.4%와 비교하면 아직은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10년 국민부담률은 22%였습니다. 저출산 고령화로 복지 지출이 점점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한 세금 부담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주머니 사정이 세금으로 나빠지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습니다. 정책당국은 합리적인 조세 체계 마련과 지출로 국민 후생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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