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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메타버스 기업으로 꼽히는 로블록스의 주가가 심상치 않다. 주가가 올해에만 67% 넘게 빠지면서다. 본격적인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이 시작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열기가 잦아들자 월가에선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로블록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65달러에서 절반 수준인 32달러로 하향했다. 지난해 11월 책정한 목표주가(150달러)의 1/5 수준이다. 리오프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실적 역시 함께 부진해질 것으로 예상돼 사용자를 다시 끌어들일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브라이언 노박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로블록스의 전체 매출과 직결된 ‘예약 매출’의 경우 2월 전년동기대비 25%가량 감소했다”며 “리오프닝의 여파로 로블록스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용자 증가가 상당히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들이 각종 게임 아이템을 살 수 있는 가상화폐를 팔아 수익인 예약 매출을 낸다.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 19일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면서 로블록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08달러에서 50달러로 낮췄다. 로블록스의 이용자 연령대가 상승하고 개발자에 대한 투자가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져 단기간 주가 상승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로블록스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대표 메타버스 기업으로 떠오르면서 주가도 급상승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 주가가 67.5%나 빠지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자 월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로블록스 주가가 하락세를 그리면서 로블록스를 담은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TF종합 정보 사이트인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가운데 로블록스 비중이 가장 높은 ETF는 7.11%를 기록한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 ETF’였다. 로블록스 주식을 약 140만주 담고 있다. 그러나 올해 수익률은 ?34.81%로 저조했다.
미국 ETF 가운데 로블록스 주식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 역시 수익률이 저조한 것은 마찬가지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경우 로블록스 주식 약 489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ETF의 올해 수익률은 최근 1개월 동안 약 12%, 연초 대비 50% 가까운 하락폭을 나타냈다.
로블록스가 하락세를 그리고 있지만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오히려 하락세에 맞춰 추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16일 로블록스의 주가가 26% 폭락하자 2400만달러 어치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이달 19일에도 로블록스 주가가 하루 새 12% 이상 급락하자 이틀에 걸쳐 73만9000여주의 주식을 사들였다. 매수 금액은 25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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