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당국이 수도 키이우의 인근 부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용의자로 지목된 러시아군 10명의 얼굴을 공개하고, 이들을 전쟁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트위터에 "부차 학살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 제64 기계화여단 소속 학살자 10명의 신원이 확인됐다"면서 이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또 이들을 '비열한 10인(despicable 10)'이라 칭하고, "이 부대는 이런 참극을 저질렀는데도 오히려 보상받고 전장으로 돌아갔다. 전쟁범죄에 대한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도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제64 기계화여단 소속 병사 10명을 전쟁 범죄 혐의로 조사 중"이라면서 "피의자들은 지명수배될 것이며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검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 러시아군이 부차를 점령한 기간 민간인에게 고의로 피해를 줬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검찰이 부차에서 민간인을 인질로 잡고 학대했다는 혐의를 받는 러시아 병서 10명을 형사입건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침공 이후 집단 학살에 따른 전쟁 범죄로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우크라이나 당국은 400명 이상의 죽은 민간인을 발견했고, 일부 주민들은 포로로 잡혀 고문당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정부 기관이 제공한 러시아 군부대 명부를 이용해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고, 목격자와 피해자들에게 일일이 사진을 보여주며 범죄에 연루된 개별 군인들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부장검사는 "우리의 목표는 범죄를 저지른 모든 범죄자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8일 집단학살 의혹을 받는 제64 기계화여단을 '근위여단'으로 승격시켰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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