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값 뛰자…OCI 웃고 한화솔루션 울고

입력 2022-04-29 17:15   수정 2022-04-30 01:18

태양광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 급등으로 OCI와 한화솔루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는 가격 급등에 힘입어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사업부문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으로 6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OCI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16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지난 2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470억원) 대비 244.6% 급증했다. OCI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등 주요 제품 가격 상승과 효율적인 생산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은 반도체 웨이퍼와 태양전지의 태양광 패널에 쓰이는 핵심 원재료다. 업계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이달 중순 기준 ㎏당 32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5달러) 대비 7배 가까이 올랐다. 탄소중립이 전 지구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20년 말까지만 해도 10달러를 밑돌았으나 지난해 4월 20달러 선을 회복했고, 하반기엔 30달러를 돌파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OCI의 폴리실리콘 사업 손익분기점(BEP)은 ㎏당 7~8달러다. 폴리실리콘 사업 매출은 OCI 전체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한다.

OCI는 올해 폴리실리콘 물량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OCI는 2020년 초 국내 군산공장에서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을 중단한 뒤 말레이시아 공장에서만 연간 3만t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 기준 세계 7위다. 오는 6월 말까지 기존 3만t에서 3만5000t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두 배에 달하는 최대 6만t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추가 투자를 위한 재무 여력도 충분하다. 작년 말 기준 OCI의 현금성 자산 및 단기 금융상품 등 현금 여력은 1조1020억원으로, 2020년 말(6382억원) 대비 72.7% 늘었다.

폴리실리콘을 구매해 태양광 패널을 생산하는 한화솔루션은 가격 급등에 따른 손해를 고스란히 봤다. 한화솔루션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9703억원, 영업이익 1579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석유화학 부문 호조로 작년보다 23.5% 늘어나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물류비·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2545억원) 대비 38% 감소했다.

한화솔루션의 차세대 핵심사업인 태양광 사업부문 적자 폭이 불어난 영향이 컸다. 올해부터 공식 명칭이 신재생에너지 부문으로 바뀐 태양광 사업은 11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149억원) 대비 적자 폭이 8배 가까이 늘었다. 6분기 연속 영업손실이다.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랐지만 태양광 모듈 판가에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판매 계획도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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