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204/01.29801605.1.jpg)
요즘 식품업계는 ‘폭풍전야’다. 글로벌 이상기후로 인한 곡물 작황 부진에 우크라이나 전쟁, 환율 고공행진까지 ‘3중 악재’가 겹쳐 원재료 가격이 급등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한 만큼 당장 추가로 가격을 올리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업체들은 “통상 3~6개월분 원재료 재고를 비축하는 만큼 아직은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한 식품업체 구매담당 임원은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올해 진정될 것이라는 잘못된 예측으로 평소보다 재고를 적게 쌓아 놓은 업체도 적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의 후폭풍은 올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204/AA.29804932.4.jpg)
해바라기유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해바라기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글로벌 수출량의 40% 이상을 담당한다. 러시아는 해바라기유 수출 2위 국가다. 내년 전망은 더 암울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농부들이 주요 작물의 파종 시기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사료용 밀 수입단가는 t당 333달러로 조사됐다. 전년 동월(267달러) 대비 24.7% 올랐다. 같은 기간 사료용 옥수수는 247달러에서 324달러로 31.2% 상승했다.
환율 불안으로 인한 거래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까지 커진 수입 고기 가격이 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국내 A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미국 냉동 LA갈비(1.5㎏ 기준) 가격은 6만6500원으로 1년 전(4만8600원)에 비해 36.8% 올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곡물 가격을 좌우하는 비료 가격까지 오름세를 보여 육류 가격은 내려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식품사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직후 제품 가격을 높이면 ‘괘씸죄’에 걸릴 수 있고,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면서도 “지난해 가격 인상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았던 만큼 하반기에는 제품 가격 상승 릴레이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종관/박동휘/하수정 기자 pj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