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화값 11년來 최고…'날개 단 옷값'

“올해 7~8월부터 의류 가격이 본격적으로 급등할 겁니다.”(A방직기업 전략기획실 관계자)

식품도 그렇지만 의류 역시 ‘글로벌 인플레이션 습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패션기업들은 원재료인 원면 가격이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가격 인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원단, 부자재, 염색 가격 등이 모두 올라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9일 뉴욕국제거래소(ICE)의 원면 7월 만기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140.68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있었던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원면 가격은 코로나 사태가 터진 2020년 1월 48.71달러까지 추락했다가 반등해 2년 동안 180% 상승했다. 원면은 의류와 이불의 원재료다. 이 가격이 오르면 의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동안 소비자 이탈이 두려워 원자재값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던 의류업계는 글로벌 브랜드 자라가 올초 일부 의류 가격을 10% 이상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하나둘 가격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무신사와 BYC 등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했다.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PB) 무탠다드의 치노팬츠 등 가격을 올해 초 일괄 인상했다. 치노팬츠 가격을 3만900원에서 3만2900원으로 6% 올렸다. 무신사의 가격 인상은 2020년 이후 2년여 만이다.

아직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한 기업들은 올 가을·겨울(F/W) 제품에 대해 대폭 인상을 계획 중이다. 통상 패션기업들은 봄·여름(S/W) 의류를 전년 가을 이전에 제작해 놓는다. 작년 말과 올초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은 F/W 시즌이 시작하는 7~8월부터 대거 반영된다는 얘기다.

증권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패션기업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대부분 감소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