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올라도 너무 올랐다"…주담대 다시 감소세

입력 2022-05-02 09:57   수정 2022-05-02 09:58

가계대출이 대출금리 상승세에 넉 달째 뒷걸음질 쳤다. 주택 매매가 부진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고, 신용대출도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은행권은 대출 만기를 연장하면서 대출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유력한 만큼 당분간 대출금리의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8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702조1983억원으로, 3월 말 대비 9954억원 감소했다. 이로써 4개월 연속 줄어든들게 됐다. 1월(-1조3634억원)부터 2월(-1조7522억원)과 3월(-2조7436억원)에 이어 4월까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506조6019억원으로 1155억원 줄었다. 지난 3월엔 650억원 늘면서 1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용대출은 132조7895억원으로 6101억원 줄었다. 반면 전세자금 대출은 131조5989억원으로, 264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이 넉 달째 감소한 이유는 대출 금리가 최근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연 3.420∼5.338%다.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080~6.310%로, 지난해 말(3.600~4.978%) 대비 큰 폭으로 급등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거래도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1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거래량은 809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3월엔 1401건으로 반등했지만, 다시 감소했다.

이처럼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은 대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하나은행이 40년 주담대를 출시한 데 이어 국민 신한 농협은행도 이달 40년 주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만기가 늘어나면 DSR(총부채원리금상환제도) 규제가 이어지더라도 대출 여력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담대 5억원을 연 4.5%(35년 만기)로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빌렸다면 매달 내야 할 원리금은 약 237만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만기를 40년으로 확대하면 월 원리금은 약 225만원으로, 매달 원리금이 12만원가량 줄어든다.

신용대출 만기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분할상환방식 신용대출의 대출 기간(만기)을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대출 기간이 늘어나면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이 줄어든다. DSR 비율이 낮아지면서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추가로 대출금리 인하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KB직장인든든 신용대출'과 'KB스타클럽 신용대출'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낮춘다. 지난달 일시적으로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45%포인트, 0.55%포인트 인하도 이달 말까지 연장한다.

하지만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유력한 만큼, 당분간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예상보다 긴축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도 금리 인상기가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이달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6월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은이 5월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라며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최근 매파적 발언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향후 양적긴축(QT)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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