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자 항공사들이 궁여지책으로 만든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국제선 재개에 발맞춰 ‘진짜 여행’ 상품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은 무착륙 관광비행을 종료했다. 이달 티웨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만 각 1~2편씩의 무착륙 관광비행을 운항할 예정이며 6월 운항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목적지에 내리지 않고 상공만 날다가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무착륙 관광비행 개념은 2020년 말 국내 처음 등장했다. 단순 비행에 그치지 않고 기내 면세품 판매까지 더해지면서 실제 상품으로 출시되기까지는 국토교통부, 관세청 등의 검토를 거쳐야 했다. 2020년 11월 정부의 허가가 난 뒤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학여행 관광비행, 코타키나발루·스페인 여행 컨셉 비행 등 다양한 무착륙 관광비행이 운항됐다.
LCC뿐만 아니라 대형항공사들도 ‘하늘위의 호텔’이라 불린 대형기 A380을 무착륙 관광비행에 띄웠다. 조종사들의 면허기간을 연장하고 여행사와 상생하는 차원에서도 운항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1월(12회), 2월(14회)만 해도 10여회 운항되던 무착륙 관광비행이 이달은 6편만 운항될 예정이다. 코로나19 조치가 완화되고 국제선 여객수요 회복 조짐이 보이자 “이제는 진짜 국제선 띄워야 하지 않겠냐”며 횟수를 줄이는 추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무착륙 관광비행이) 수익에 큰 도움이 된 것은 아니지만 작년 4~6월에는 거의 만석이었을 만큼 반응이 좋았던 상품”이라며 “6월 운항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당분간은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항공사들은 국재선을 재개하고 노선을 늘리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초대형기를 장거리 노선에 투입하기 위해 항공기 세척 행사를 진행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입국 제한을 풀고 있는 미국와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위주로 정상화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달부터 국제선 노선 수를 8개에서 14개로 늘린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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