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에서 2451가구 규모로 아파트를 조성하는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장은 공사비를 둘러싼 이견으로 착공 시기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3.3㎡당 528만원을 제시했지만, 조합 측은 공사비가 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전 용두동 2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인 IS동서도 공사비 인상을 놓고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전임 조합 집행부와 3.3㎡당 공사비를 405만원에서 467만원으로 인상하기로 계약서를 변경했지만 새 집행부가 반대하면서 시공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주택 건설 현장에서도 시공자의 공사비 인상 요구에 발주자가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갈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주요 자재값 등락폭을 보여주는 지표인 3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43.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6.14)보다 13.42% 뛰었다. 2015년을 100으로 삼은 건설공사비지수의 주요 조사 대상 품목은 철근, 레미콘, 벽돌, 알루미늄거푸집 등이다.
4·5월을 전후해 레미콘, 시멘트, 철근 등 핵심 원자재 가격은 또 한 차례 큰 폭으로 뛰었다. 수도권 레미콘사는 5월부터 단가를 ㎥당 7만1000원에서 13.1% 인상했으며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C&E는 지난달 1종 시멘트 가격을 t당 7만8800원에서 9만8000원으로 올렸다. 슬래그 시멘트 가격도 7만19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인상됐고 철근 가격 역시 작년 50만~60만원에서 최근엔 t당 100만원 안팎까지 치솟은 상태다.
당장 하반기부터 급등한 원자재 가격이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22일 국토교통부는 “주요 자재 가격이 15% 이상 변동하는 경우 6월 이후 기본형 건축비 추가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3.3㎡ 기본형 건축비가 700만원 중반대까지 오르면 재건축·재재발 현장에서 시공사의 가격 인상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형 건축비 변동을 시작으로 분양가가 조정되고 결국은 인근 시세로도 연결될 것”이라며 “주요 지역일수록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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