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도 음반 ·음원 시장은 호황이 예상되는데다 리오프닝에 따른 공연 매출도 더해져 수익 호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엔터 업종의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에스엠은 전 거래일 대비 1200원(1.76%) 하락한 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달 사이 주가는 18.4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엔터주도 각각 19.63%, 19.46%, 4.65% 하락했다.
최근 한달여간 엔터 업종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다. 매크로 영향도 있지만 기대감 선반영 등에 따른 주가 조정도 나타나고 있어서다. 특히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는 소식이 있었던 날 대표 리오프닝 업종이었던 엔터 4사 모두 차익실현이 컸다. 화장품 등 다른 수혜업종으로 수급이 크게 이동한 결과다.
하지만 대형 아티스트들의 컴백과 월드투어 본격화로 다시 한 번 K-팝(Pop) 시장은 새로운 성장의 역사를 써내려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터 업종의 주가는 주춤하나 대형 아티스트의 신보 발매와 연이은 월드 투어가 예상돼 엔터 업계의 레벨업을 이끌 것"이라며 "2분기 말 전후로 하이브의 팬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의 통합 플랫폼 '위버스 2.0' 출시 등으로 아티스트의 활약에 따른 앨범 성과 확대와 플랫폼의 영향력을 한층 강화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K-팝 음반 성장세는 거침이 없다. 가온차트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앨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 커졌다. 트레저, 스트레이키즈, NCT 드림 등 4세대 아이돌이 연이어 자체 신기록을 경신하며 글로벌 엔터 시장에서 두터워진 팬층을 입증했다.
기존 K-팝 아티스트들의 성장세도 매섭다. 데뷔한 지 상당 기간 지난 기존 아티스트들도 직전 앨범 대비 높아진 앨범 판매량을 통해 추가적인 팬덤 강화 면모를 보이는 중이다. 5월부터는 강력한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대형 아티스트들의 컴백 러시가 이어진다. 4월말 몬스터엑스, 싸이를 시작으로 5월 이후로 TXT, 세븐틴, 강다니엘, BTS, 블랙핑크 등이 신보 발매와 함께 컴백을 예고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오프라인 공연은 사실상 '멈춤'의 시간이었는데 엔터사들은 정체돼 있지 않고 아티스트의 영향력을 키워왔다. 때문에 리오프닝에 따라 과거 대비 공연의 규모와 빈도 수 확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까지 한국 엔터 업종 투자포인트의 핵심은 '북미 시장 오프닝'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까지 북미 공연은 일본 공연에 비해 매출의 상방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엔터사에게 북미 지역 공연은 선택 옵션이었을 뿐 필수 코스가 아니었다. 현재는 중소 기획사의 아이돌들까지 북미 지역 공연 개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셧다운된 최근 2년간 한국 엔터사들은 유튜브 콘텐츠, 온라인 콘서트 등을 통해 북미 지역을 포함해 글로벌 팬덤의 규모를 오히려 팬데믹 이전보다 더 키워냈다"며 "결국 엔터사들의 주가 상승 트리거는 북미에서의 팬덤 관객 동원력을 보여줄 수 있는 IP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엔터 4사의 실적은 높아진 눈높이 대비해서는 아쉽지만 각 사 아티스트가 발매한 신보는 글로벌 팬덤 성장세를 확인하며 성과 확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JYP엔터는 자체 기록을 경신한 스트레이키즈의 신보, 엔믹스의 성공적인 데뷔, 트와이스의 미국 콘서트 등의 성과가 더해지면 건실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이브는 굿즈 상품의 일부 이연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됐던 영향으로 기대했던 레버리지 효과를 완전히 누리지는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에스엠은 인건비성 일회성 비용 발생과 저조한 연결 자회사 성과 등으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성과급 반영 등으로 당초 기대보다 이익의 눈높이는 낮춰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엔터업종 내 최선호주로 JYP엔터를 제시했다. 기존 및 신진 아티스트 모두 조화로운 성장세를 이어가며 수익 호전을 이끌고 있어서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월드 투어가 재개되면서 미주와 일본을 중심으로 트와이스, 스트레이 키즈, 니쥬 등 3팀 이상이 돔·아레나 투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에는 한국, 일본, 중국, 미국에서 총 4팀의 신규 아티스트가 데뷔해 파이프라인이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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