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대신 기술 보고 대출'…관계형 금융 실적 농협銀 1위, 신한銀 2위

입력 2022-05-04 14:07   수정 2022-05-04 14:15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은행들이 사업자의 담보와 신용도 등 재무정보 대신 기술 수준과 사업 전망 등을 감안해 취급하는 '관계형 금융' 잔액이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잔액은 한 해 동안 두배 넘게 불어나는 등 관계형 금융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톡톡한 자금줄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국내 은행의 관계형 금융 취급실적 및 우수은행 선정 결과'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10조3000억원이었던 국내 은행 관계형 금융 잔액은 지난해 말 12조4000억원으로 2조1000억원(20.8%) 증가했다.

관계형 금융이란 중소기업을 수치화할 수 있는 정보와 불가능한 정보를 종합해 은행이 대출을 내주는 것을 말한다. 국내 은행 17곳은 중소기업·개인사업자의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하더라도 사업 전망 등이 양호한 경우 3년 이상의 대출·지분 투자와 경영 자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 잔액 증가율 20.8%는 2020년 증가율(14.4%)을 넘어선 수치이자, 국내 은행의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10.3%)을 훨씬 뛰어넘는다. 금감원은 "관계형 금융 협약 대상을 구체화하는 등 모범 규준을 개정해 시행한 이후 국내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관계형 금융 지원 규모가 크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상 대출 잔액은 9조7000억원, 개인사업자를 잔액은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20년 말 1조2000억원 대비 117.6%나 불어났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31.3%), 제조업(30.6%), 서비스업(14.4%), 음식·숙박업(6.9%)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 대출금리는 연 2.83%로 중소기업 평균 대출금리 연 3.11%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관계형 금융 취급이 우수한 은행을 대형 그룹, 중소형 그룹 등 두 기준으로 나눠 공개했다. 대형 그룹 중에선 농협은행이 1위, 신한은행이 2위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은 업무협약 체결 건수, 초기기업 대출 비중, 자영업자 대출 비중 등 전 부문에서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은 창업 초기기업 대출 비중 등이 농협은행에 비해 미흡하지만, 누적 공급금액 및 신용대출 비중 등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중소형 그룹 부문에선 광주은행이 1위, 경남은행이 2위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향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관계형 금융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취급 우수은행에는 각종 인센티브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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