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신차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면서 렌터카 업체들이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4일 국내 2위 렌터카 업체인 SK렌터카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5.0% 늘어난 3109억원으로 집계됐다. SK렌터카 분기 매출이 3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업계 1위 롯데렌탈 역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증권가에선 롯데렌탈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를 각각 6500억원과 670억원으로 전망해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신차 가격이 치솟는 이른바 '카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난 데다, 부품난이 겹쳐 상당수 차량 출고 기간이 1년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구매 대신 차를 '빌려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롯데렌탈은 연간 영업익이 전년(2020년) 대비 53.5% 폭증한 2455억원을 올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6% 뛴 2조4227억원을 기록했다. SK렌터카 역시 매출은 20.1% 증가한 1조369억원, 영업익도 11.7% 오른 79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에 국내 등록 렌터카 수도 계속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업계가 보유한 차량 대수는 2019년 95만9057대, 2020년 105만1280대, 2021년 112만6191대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부품난으로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차질을 빚자 인기 차종의 경우 1년 이상 대기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으로 자리잡았다. 반면 렌터카 업체는 완성차 업체와 사전 대량구매 계약을 해놓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보단 안정적 차량인도가 가능하다. 같은 모델을 주문했을 경우 렌터카 업체가 일반 소비자보다 최소 6개월 이상 빨리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차에 비해 짧은 대기 기간, 장기 렌터카 수요 증가, 렌탈 비용 상승 등이 호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2분기 이후에도 이 같은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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