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은 의료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평균 투자 유치 횟수는 교육 분야 AI 스타트업이 가장 많았다. 투자는 받았지만 지금은 폐업한 스타트업 9곳 중 4곳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인 것으로 분석됐다.
AI 스타트업 314곳 따져보니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4일 주요 기술이 AI로 등록된 스타트업 314곳을 분석한 'AI 생태계, 스타트업이 말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AI 스타트업이 가장 많은 분야는 의료(20.6%)였다. 구체적으로는 바이오와 헬스케어, 약품, 진료 진단 영역이다. 스포츠 쇼핑 패션 뷰티 등 엔터테인먼트(16.8%) 분야가 뒤를 이었고, 교육(7.2%) 광고·마케팅(6.5%) 금융(6.2%) 등의 순이었다.
투자시장에선 교육 분야 AI 스타트업이 가장 주목받았다. 주요 5개 산업군별 총 투자 유치 횟수를 비교한 결과 교육(평균 3.4회) 의료(2.8회) 금융(2.8회) 엔터테인먼트(2.4회) 순이었다. 교육 분야는 스타트업 숫자에 비해 평균 투자 유치 횟수가 많았다. 반면 투자는 받았지만 폐업한 스타트업 9곳 중 4개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속했다.
최근 투자 유치 단계를 분석한 결과 10곳 중 6곳(60.5%)이 초기 투자 단계(시드~프리A투자)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스타트업의 절반 정도(49.6%)가 초기 투자 단계인 것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AI 스타트업이 더 많이 초기 투자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
"일반 소비자 이해도 높여야"
AI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사회적 수용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AI 스타트업들이 대부분 B2B(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일반 소비자들이 기술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고, AI 전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 스타트업 314곳의 비즈니스 유형을 분석한 결과 73.9%는 B2B 비즈니스(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와 중복 허용)를 했다. B2C 비즈니스는 43.9%였다. B2B 영역 없이 B2C 비즈니스만 하는 스타트업은 24.4%밖에 안 됐다.
보고서는 "많은 AI 스타트업들이 일반 고객보다는 기업, 특히 대기업과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며 "기술이 고도화돼도 일반 이용자들이 체감할 제품과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AI는 미래의 핵심 기술인 데 반해 국내 스타트업 수는 글로벌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며 “학계, 스타트업계, 정부의 다양한 활동과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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