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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제조업 1번지’였던 창원은 조선업 구조조정, 탈원전의 여파로 작년 한 해 3359명분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정현섭 창원시 경제일자리국장은 “최근 1년간 1100여 명을 채용한 쿠팡이 앞으로 3200명까지 인력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고용 인원의 90%가량이 창원 거주자로, 쿠팡 덕분에 떠난 청년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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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의 핵심 상권으로 불리는 상남동 일대도 활력을 잃었다. 창원 등 경남 지역의 올 1분기 오피스 공실률은 17.1%로 5년 전과 비교해 4.8%포인트 상승했다.
정 국장은 “창원시 인구 중 약 12만 명이 제조업에 종사 중”이라며 “제조업 일자리가 10%만 줄어도 4인 가족 기준으로 5만 명이 타격을 받는 셈”이라고 했다. 그는 “창원은 제조와 서비스업 비율이 5 대 5로 한국 평균(4 대 6)은 물론 유럽 주요 도시 평균(3 대 7)에 비해 제조업 의존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쿠팡의 투자는 ‘가뭄에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쿠팡은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스마트 물류센터 두 곳을 신설한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총 32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쿠팡의 지속적 투자로 2019년 상반기 4.7%까지 치솟았던 창원의 실업률은 지난해 3.7%로 줄었다.
창원의 쿠팡 효과가 입소문을 타자 경남 18개 시·군을 비롯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쿠팡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경상남도엔 e커머스 전담팀이 올초 신설됐다. 김 단장은 “물건을 쌓아두는 단순 물류창고를 유치하려던 데서 인공지능(AI)과 자동화에 기반한 스마트 종합물류 중심으로 경상남도의 산업 전략을 수정했을 정도로 쿠팡의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무엇보다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청년들의 지역 잔류와 회귀다. 지난해 7월 쿠팡 창원 물류센터에 입사해 현장 관리자로 근무 중인 지현준 씨(30)는 서울 동대문에서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다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는 “쿠팡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줬다”며 “쇼핑몰 경험을 살려 쿠팡에서 성공 스토리를 다시 쓰고 싶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저녁 쿠팡의 통근버스 수십 대가 오가는 풍경은 창원의 일상이 됐다. 최성수 쿠팡 창원물류센터장은 “창원뿐만 아니라 진주, 거제, 부산에서도 출퇴근 수요가 증가해 통근버스를 계속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는 약 5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인태 경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선 청년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데, 과거처럼 제조업 유치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기름때 묻히기를 꺼리는 2030세대가 물류·배송 노동을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일자리 징검다리’로 활용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박동휘/박종관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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