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역 적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4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상품·서비스 등 무역수지 적자가 1098억달러(약 139조1000억원)로 전월 대비 22.3%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897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수입과 수출은 각각 3515억달러(약 445조2000억원), 2417억달러(약 306조1000억원)로 전월 대비 각각 10.3%, 5.6% 증가했다. 수입과 수출 역시 사상 최대치다.
미 언론들은 수입이 많이 늘어난 것에 대해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입 금액이 더욱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무역적자 심화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4%(연율)로 후퇴한 가장 큰 이유로는 사상 최대 규모였던 1분기 무역적자가 지목됐다. 무역적자가 전체 GDP를 3.2%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집계된 이유에서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후 여러 차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빠르게 불어나고 있지만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된 결과이고, 과거에도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는 컸지만, 경제 전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다른 지표상으로도 미국 경제는 꾸준히 확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