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 상품·서비스 등 무역수지 적자가 1098억달러(약 139조1000억원)로 전월보다 22.3% 급증했다고 4일 발표했다. 지난 2월 898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067억달러도 웃돌았다.
수입은 3515억달러(약 445조2000억원)로 전월보다 10.3%, 수출은 2417억달러(약 306조1000억원)로 전월보다 5.6% 증가했다. 수입과 수출 모두 사상 최대치다.
특히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은 물가 상승의 영향이 크다고 미국 언론들은 분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입 금액이 커진 것이다. 미국의 월별 수입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3000억달러 선을 넘었다.
미국의 수요가 다른 나라들보다 많아 당분간 무역 적자 폭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관측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주요 도시들을 봉쇄한 것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무역 적자 심화는 미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4%(연율)로 후퇴한 가장 큰 이유로 사상 최대 규모인 1분기 무역 적자가 지목됐다. 무역 적자가 전체 GDP를 3.2%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한편 3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려는 이직자 수도 가장 많았다. 미국 노동부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발표했다. 3월 미국의 구인 건수는 1155만 건으로 2000년 12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전월보다 20만5000건 늘었으며,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1120만 건도 웃돌았다.
구인난이 임금 상승을 부추겨 긴축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이주현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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