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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은행(Fed)이 22년만에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올렸다. 향후에 기준금리를 두세 차례 50bp 추가로 올릴 수 있다면서도 당분간 75bp 인상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Fed는 이어 다음달부터 Fed의 보유 자산 규모를 줄이는 양적긴축을 시작하기로 했다.
시장은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 착수에 잠시 하락했지만 75bp 인상을 의미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배제한다는 소식에 환호했다.
22년만의 '빅스텝'..6월부터 양적긴축
Fed는 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0.25~0.5%인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50b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를 50bp 올리는 '빅스텝' 인상은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이다. Fed는 2019년 7월부터 금리를 낮추다가 2020년 3월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로(0) 금리를 유지해 왔다. 그러다 지난 3월 FOMC에서 3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 올리고, 올해 남은 6회 FOMC 때마다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날 또 Fed는 다음달부터 8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에 들어가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8월까지 매달 자산 규모를 475억달러씩 줄인 뒤 9월부터 950억달러씩 자산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미 국채 300억달러, 주택저당채권 175억달러 각각 줄인 뒤 9월부터 축소 규모를 두배씩으로 늘리는 형태다.
Fed는 지난 3월 회의에서 양적 긴축의 월 상한선을 미 국채 6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 350억달러로 하는 게 적절한 것으로 판단했다.
'자이언트 스텝' 배제 소식에 뉴욕증시 급등
Fed가 이날 오후 2시 기준금리를 50bp 올리고 다음달 양적긴축에 착수한다는 소식에 뉴욕증시는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30분 뒤 제롬 파월 Fed 의장 기자간담회가 시작된 뒤 분위기가 바뀌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는 것은 적극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시장에선 다음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 올릴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현재 상황에서 75bp 올리는 방안을 배제한다는 소식에 3대 지수 모두 급등했다.
그 외 파월 의장의 발언은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이었다.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각해 앞으로 기준금리를 50bp 추가로 올려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이날 작심한 듯 "미국인들에게 직접 말하고 싶다"며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다"고 가조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에 따른 미국인들의 고통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신속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원들 사이에서 향후 두세 차례 회의에서 50bp의 금리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광범위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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