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이다가 2년 만에 관객을 다시 찾는다. 아이다는 오리지널 판권을 가진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의 결정으로 2020년 3월 부산 공연이 마지막이 될 뻔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아쉬운 안녕’을 해야 했던 관객들은 한 번 더 아이다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오는 10일부터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8월 7일까지 공연한다.
올 시즌 공연은 이전까지와는 다르다. 연출가가 바뀌었고, 섬세한 드라마가 더 강조됐다. 새로 연출을 맡은 트레이시 코리아(사진)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판 ‘아이다’를 그대로 미국 브로드웨이에 올려도 충분하다”며 “그만큼 수준 높은 공연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코리아는 미국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프로덕션 개발 과정에서 안무가로 참여한 인물. 연출가로 작품을 다듬으며 배우들에게 더 섬세하게 감정선을 이끌어내려고 했다.
뮤지컬 아이다는 고대 이집트와 이웃나라 누비아 사이의 전쟁이 절정에 달한 시기, 적국의 ‘아이다’와 ‘라다메스’가 꽃피운 사랑 이야기다. 팝의 거장 엘튼 존과 뮤지컬 음악의 전설 팀 라이스가 탄생시킨 브로드웨이 간판 뮤지컬이다.
“남자 주인공 라다메스는 강렬하고 거친 장군의 면모가 강조됐지만 이번엔 사랑 앞에 고민하고, 인간적으로 성숙해가는 부드러운 남성의 내면을 보여줄 겁니다.”
여성 연출가가 바라본 아이다의 명장면은 아이다와 라다메스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 아이다가 사랑과 의무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면 등이다. 그는 “순간적인 감정을 어떻게 하면 관객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배우들과 가장 많이 고민하며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이번 시즌에선 아이다 역을 윤공주·전나영·김수하 배우 등이 맡았다. 최초의 트리플 캐스팅이다. 코리아는 “세 명의 배우가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며 “윤공주 씨는 이번이 세 번째 공연인 만큼 역할에 대한 이해가 깊은 배우이고, 새로 캐스팅된 김수하 씨는 폭발적 감정을 안고 있는 배우, 전나영 씨는 균형을 잘 잡아주는 안정적인 연기가 강점인 배우”라고 말했다. 이어 “누비아인을 연기하는 앙상블의 춤과 노래뿐 아니라 감정과 연기까지 신경을 많이 쓴 점도 다른 뮤지컬 작품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한 배역에 두 명 이상의 배우를 캐스팅하는 건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문화죠. 배우가 관객 입장에서 전체 공연을 관람하며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볼 수 있고, 작품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시너지가 가능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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