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한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높이는 '자이언트 스텝'을 배제하겠다고 언급한 가운데 시장에선 향후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파월 Fed 의장은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 6월1일부터 양적긴축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양적긴축은 만기 도래 채권의 재투자 중단을 통해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채는 월 300억달러로 시작해 3개월 뒤에는 월 600억달러 규모로 늘어나고, 주택저당증권(MBS)은 월 175억달러로 시작해 3개월 뒤에는 월 350억달러 규모로 늘어나며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가 빨라질 거로 예측되고 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많은 물량이지만 이미 지난 3월 의사록에서 발표됐던 부분인 만큼 시장에 미칠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오히려 MBS 매각과 관련된 코멘트가 따로 없었던 점이 비둘기파적으로 인식됐다"고 짚었다.
최근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모기지 금리에서 실제 MBS 축소 속도는 월간 한도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가 월 950억달러 보다 줄어들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전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50bp 인상과 양적긴축 계획을 발표하며 긴축 속도를 높였지만,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선물시장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 금리 인상 확률을 95% 넘게 반영하고 있었는데,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75bp 인상 질문에 "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게 아니다"고 부정적 의사를 표현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기대감은 급격히 낮아졌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앞으로 두번 정도의 회의에서 50bp 인상안이 논의될 예정이고. Fed는 중립금리 이상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고 단행할 것이라며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아직 이를 결정할 필요는 없고 금융환경을 봐가면서 결정하겠다고 첨언하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전 연구원은 "6월 50bp 인상 이후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과 미국 경기 약화 우려로 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줄어들 것"이라며 "7월과 12월 각각 25bp 금리 인상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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