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4곳 상장 철회…大魚들 철수에 IPO시장 '혹한기'

입력 2022-05-06 17:52   수정 2022-05-07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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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엔 대부분의 기업이 희망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했지만 올해 들어선 희망가격보다 많게는 40% 낮은 가격에 상장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SK쉴더스를 비롯해 기업가치가 수조원에 달하는 대어들은 기관투자가의 수요를 채우지 못해 상장을 철회하고 있다. 최근 2년간 호황기를 보였던 IPO 시장이 본격적인 냉각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모가 내려도 외면
올해 들어 공모를 취소한 곳은 6일 상장을 철회한 SK쉴더스를 포함해 모두 4곳이다. 지난 1월 플랜트 종합엔지니어링업체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한 데 이어 2월 말엔 풍력발전 전문업체 대명에너지가, 3월엔 신약개발업체 보로노이가 상장 계획을 접었다. 다만 대명에너지는 지난달 중순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고 상장을 재추진하고 있다. 최근 공모가를 40% 낮춰 간신히 수요예측 모집 물량을 채웠다.

SK쉴더스도 수요예측 때 기관투자가들의 반응이 저조하자 공모가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 회사는 당초 희망공모가를 3만1000~3만88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8005억~3조4329억원이었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하락하면서 공모가가 높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고평가 논란으로 번졌다. 물리보안 1위 기업 에스원의 시가총액(2조5000억원)보다 몸값이 높다는 점도 걸림돌이 됐다. SK쉴더스는 최종 공모가를 2만5000원으로 내리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결국 기관투자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IPO 후발 주자도 긴장
업계는 SK쉴더스가 다시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인 맥쿼리PE가 SK쉴더스 지분을 인수할 당시 투자금 회수를 위해 2023년까지 IPO를 추진한다는 조건을 걸었기 때문이다. 다만 상반기 내에는 상장을 재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투자은행(IB)업계는 SK쉴더스의 IPO 철회 사태가 공모주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올초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 등장한 대기업 계열사 IPO 딜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면서 IPO 시장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다음주 9~10일 수요예측을 하는 원스토어의 흥행 여부가 주목을 끈다. 공모가가 낮다는 평가가 많아 수요예측에 성공할 것이란 평가와 증시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실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만일 원스토어마저 수요예측에 실패하고 상장을 연기할 경우 IPO 시장은 한층 더 냉각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올 하반기부터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줄줄이 IPO에 나선다. CJ올리브영과 현대오일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K에코플랜트, 11번가, 티맵모빌리티, SK온, LG CNS 등이 대표적이다. 증시 상황이 올 하반기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 이들 기업의 IPO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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