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퇴임 연설…"국민도, 정부도, 대통령도 고생 많았다"

입력 2022-05-09 10:06   수정 2022-05-09 10:36


문재인 대통령이 9일 퇴임 연설에서 "제가 마지막으로 받은 코로나19 대처상황보고서는 969보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처음 판명된 2020년 1월 20일부터, 휴일이나 해외 순방 중에도 빠지지 않고 매일 눈뜨면서 처음 읽었고, 상황이 엄중할 때는 하루에 몇 개씩 올라왔던 보고서가 969보까지 이어졌다"며 "그 속에는 정부와 방역진, 의료진의 노고와 헌신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랜 기간 계속된 국민의 고통과 고단한 삶이 생생하게 담겨있다"며 "국민도, 정부도, 대통령도 정말 고생 많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저는 위기 때 더욱 강해지는 우리 국민의 높은 역량에 끊임없이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 동안 있었던 많은 자랑스러운 일들이 대부분 코로나 위기 상황 속에서 일어났다는 것이 너무나 놀랍다"며 "그야말로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함께 코로나 위기를 겪고 보니, 대한민국은 뜻밖에 세계에서 앞서가는 방역 모범국가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선진국의 방역과 의료 수준을 부러워했었는데, 막상 위기를 겪어보니 우리가 제일 잘하는 편이었다"며 "아직도 우리가 약하고 뒤떨어졌다고 생각해온 많은 국민들이 우리 자신을 재발견하며 자존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한국은 가장 빠르게 경제를 회복했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5천 달러로 크게 성장했다"며 "한국의 한류 문화는 전 세계가 코로나로 고통받을 때 더욱 돋보였고, 세계인들에게 위로를 주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가 코로나 위기 속에서 선언한 한국판 뉴딜은 한국을 디지털과 혁신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강국으로 각인시켰고, 그린 뉴딜과 탄소중립 선언은 기후위기 대응과 국제협력에서 한국을 선도국가로 만들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대한민국은 어느덧 민주주의, 경제, 수출, 디지털, 혁신, 방역, 보건의료, 문화, 군사력, 방산, 기후위기 대응, 외교와 국제협력 등 많은 분야에서 선도국가가 되어 있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침내 우리는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마주보게 되었다"며 "코로나 감염병 등급을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낮출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위기는 끝나는 않았다.새로운 위기가 닥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어떤 위기라도 이겨낼 것이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낙관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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