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님, 창업 투자·지원 발표할때 '이것' 준비하셨죠?" [소설같은 창업이야기]

입력 2022-05-09 15:11   수정 2022-05-09 15:58



[한경잡앤조이=소설희 쏘왓 대표] 창업지원사업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발표평가를 꼽는다. 이 글을 작성하는 나 역시 발표평가 전날에는 잠을 설치곤 한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자가 진정한 승자라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무서운 만큼 최선을 다해 발표평가를 준비해 발표평가 자리를 심사의 자리가 아닌 조언과 응원의 자리로 바꾸곤 한다. 그 비결은 무엇이냐. 지금부터 글을 잘 읽어주시길 바란다.


발표준비, 뭐부터 해야할까?


수년간의 경험으로 알게 된 발표평가 중요도를 나열해 보자면 [내용-디자인-발표자의 스킬-유머] 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발표평가에서는 무엇보다 발표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 서류평가와 마찬가지로 발표평가 점수 배분표를 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이를 확인하고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평가기준을 제시하지 않으므로 <기업소개, 대표자 소개, 기업 업력, 지원을 받아 진행할 사업에 대한 설명(사업계획서), 일정계획, 예산 계획> 정도의 카테고리에 내용을 가감하여 준비하면 된다.



시나리오를 적어보자
발표내용의 카테고리를 정하고 나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 싶을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서류평가와 달리 발표평가는 아무런 양식을 제공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땐 발표 시나리오부터 써보자. 심사위원에게 직접 말하듯 구어체로 줄줄 써보자. 주제가 바뀔 때마다 칸을 바꿔 내용을 구분해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분량이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상관없다. 일단 내가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워드 파일에 모두 쏟아 넣는 것이 포인트다.



이렇게 적은 걸 보면 어느 부분이 과한지, 빈약한지를 한 눈에 확인 가능하기 때문에 적절히 조절해주면 된다. 문장이 너무 길 경우 쉼표나 중간에 끊어주고, 맞지 않는 접속사를 사용한 경우 자연스러운 것으로 바꿔줘야 한다. 또 문어체를 구어체로 바꿔 주는 것도 좋다.
평소에 글쓰기를 많이 하는 분들이라면 시나리오 작성에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연습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론 인스타그램과 메모장에 매일 매일 짧은 글을 적는 연습을 하고 있다. 때로는 내가 사업을 하는 사람인지 글을 쓰는 사람인지 헷갈릴 정도로 말이다.

(직접 적었던 시나리오의 앞부분. PPT화면의 순서를 맨 앞에 기재하여 화면 넘길 때 혼선이 없게 했다. 빗금을 표시해 숨쉬는 타이밍을 체크했다.)


PPT를 채워주자
발표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이제 PPT를 만들 차례다. 이 글의 앞부분에서 강조한 대로 PPT의 디자인보다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 디자인에 자신이 없거나 PPT 만드는 것에 미숙하다면 하얀 배경에 까만 글씨여도 괜찮다. PPT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내 발표를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해주는 것임을 잊지 말자.


(예전에 찍어놨던 흰배경의 사진 이미지에서 배경을 지워 첨부하였다. 좌측의 내용은 최대한 간결하게 하여 한눈에 들어오도록 했다.)


(사업의 내용을 관계도 이미지화하여 한눈에 들어 오도록 설명하였다. 필자는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픽토그램을 직접 그렸는데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무료이미지나 파워포인트에 있는 도형을 활용해도 충분하다.)

PPT 화면에 들어가야 할 내용으로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기업소개, 대표자 소개, 기업 업력, 지원을 받아 진행할 사업에 대한 설명(사업계획서), 일정계획, 예산계획>이다. 이때 기업소개와 대표자소개, 업력은 모두 합쳐 전체 발표의 1/3을 넘지 않도록 간결하게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계획이다. PPT는 물론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든다. 이때 두 줄이 넘는 문장을 줄줄 쓰지 않아야 한다. 긴 내용은 발표자에게 맡겨두고 화면에서는 키워드 위주의 핵심만 보여준다.

이미지 자료도 적절히 활용해주면 좋다. 필자의 경우 모든 페이지마다 이미지 자료가 들어간다. 발표평가는 나의 전문분야를 잘 모르는 심사위원이 심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들을 이해시키려면 어린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발표여야 한다. 그러니 이미지 자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간혹 표나 그래프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그 경우 너무 어지러운 자료가 아니어야 한다. 아래는 PPT를 제작 시 자주 애용하는 사이트를 정리했다.


1. Pixabay(무료 사진과 비디오를 찾을 수 있는 사이트)

2. gettyimage(역시 무료 사진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사이트, 유료이지만 퀄리티 좋은 소스도 많다.)


3. 인스타그램(@colours/cafe 잘 어우러지는 컬러 팔레트를 제시해주는 인스타그램)


4. Pinterest(저작권이 있을 수 있으나 참고할만한 이미지 자료가 많다. 필자는 주로 ‘웹디자인’이라는 키워드로 PPT 디자인을 참고한다.)


5. Dafont(영문 무료 폰트를 다운받을 수 있다. 폰트의 우측에 개인적인 사용만 허용하는지 등의 정보를 확인하고 사용하도록 한다.)


6. 눈누(한글 무료 폰트를 모아놓은 사이트. 주로 관공서 등에서 배포하는 무료 폰트이므로 안심하고 다운받아도 된다.)


7. Eraser 애플리케이션(배경과 이미지의 경계가 뚜렷한 사진의 배경을 지워주는 어플리케이션. 흰배경의 사진이라면 꽤 깔끔하게 지워진다.)


발표연습은 충분히
PPT 제작과 시나리오가 모두 준비됐다면 마지막으로 발표 연습을 해야 한다. 보통의 발표평가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 간혹 시간을 꼭 엄수 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리기도 한다. 때문에 시나리오를 읽는 속도, 말투 등을 고려해 발표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타이머를 켜 놓고 시간을 확인하면서 연습하는 것이 좋다.

물론 예상 시간보다 길거나 짧으면 내용을 적절히 첨삭한다. 때로는 너무 지루하거나 짧은 발표보다 안내한 시간을 지켜주는 것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물론 이렇게 연습을 한다 해도 발표장에 서면 머릿속이 하얘지기 일쑤다. 그럴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큐카드’를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무언가 보고 읽는다는 것이 커닝을 하는 기분이 들게 할 수 있지만 심사위원들은 ‘큐카드까지 준비했어?’ ‘준비성이 철저한데?’ 라는 인상을 받기 때문에 플러스 요소로 작용한다. 필자는 나의 PPT와 비슷한 색상의 도화지를 사서 알맞은 크기로 자른 후 PPT화면 한 장 한 장에 해당되는 내용을 프린트해 붙인다.

마무리로…
발표평가 준비를 서류평가 당락이 결정된 뒤에야 시작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지원사업에 반드시 선정될 것이기 때문에 발표평가를 무조건 하게 된다는 마음으로 재빠르게 준비해야 한다. 때로는 반드시 된다는 자신감이 나의 능력을 최고치까지 끌어올려 준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소설희 씨는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며 의류학을 전공했으며 아동복 브랜드의 개발실에서 옷의 기획부터 개발 생산까지 실무를 익혔다. 현재는 환경을 생각한 패션브랜드 쏘왓을 운영하며 지구와 공생할 수 있는 패션을 창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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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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