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봉쇄' 직격탄…中수출 증가율 2년 만에 최저

입력 2022-05-09 17:23   수정 2022-05-10 00:56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하이 봉쇄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지난달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2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 활력이 떨어지면서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6.7위안대로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했다. 그럼에도 중국 지도부는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을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수출 둔화 장기화 우려
9일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올 4월 수출액은 2736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3.9%로 2020년 6월의 0.5% 후 가장 낮았다. 지난 3월 대비로는 0.9% 감소했다.

중국의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차단한 2020년 하반기부터 호조를 이어왔다. 주요국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데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재고 주문도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수출 증가율은 29.9%에 달했다.

하지만 올 들어 주요국 경제가 정상화되면서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0.9%에서 올 1~2월 16.3%, 3월 14.7%로 내려갔다. 4월에는 ‘경제수도’ 상하이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에 들어가면서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4월 수입은 2225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1%, 전월 대비 2.8% 감소했다. 4월 교역액은 496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2.1% 늘었으나 전월보다는 1.7% 줄었다.

40일을 넘은 상하이 봉쇄는 적어도 이달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베이징, 광저우, 정저우 등 주요 경제권에서도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경제매체 차이신은 3~4월이 중국 수출기업들이 연간 주문을 가장 많이 받는 시기라는 점에서 수출 약세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많은 해외 바이어가 방역 조치를 해제한 동남아시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의 수출 호조에 강세를 유지하던 위안화 가치는 최근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겹치면서 위안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이날 장중 0.66% 급등한 6.7090위안을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달 월간 기준 역대 최대인 4.24% 상승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1.5%가량 올랐다.
방역은 더 강화
중국은 경제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제로 코로나’ 고수 방침을 재확인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5일 공산당 최고위급 협의체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우리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이미 단계적인 성공을 거뒀고, 과학적이고 효과적”이라며 “어렵게 얻은 방역 성과를 확고하고 굳건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40일 넘게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상하이는 이를 기점으로 통제를 더 강화하고 나섰다. 기존에는 신규 감염자의 동거인과 감염자가 사는 아파트의 같은 층 주민을 ‘밀접 접촉자’로 분류하고 격리시설에 수용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부터는 감염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한 동 전체 주민 수백 명을 모조리 격리시설로 이송하기 시작했다.

또 상하이 대부분 구가 이날부터 15일까지 1주일을 ‘이동 금지 기간’으로 설정하고 주민의 외출을 금지했다. 아파트 단지 내 산책도 제한했다. 또 1주일 동안 식료품 확보 등을 위한 택배 수령도 차단했다.

상하이에선 전날 3616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왔다. 상하이는 5월 말까지 사회면 제로 코로나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수도 베이징도 하루 50명대 신규 감염자가 계속 나오자 방역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베이징에서 봉쇄된 건물은 807개에 달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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