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준 엑스골프(XGOLF) 대표는 골프업계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불린다. 어떤 이는 ‘미꾸라지가 사는 웅덩이에 뛰어든 메기’로 대한다. 잔잔하게 흐르는 골프업계에 끊임없이 돌을 던져서다.
그가 시작한 골프장 예약사이트인 XGOLF는 이제 아마추어 골퍼들의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깔리는 앱이 됐다. 400여 개 기업이 가입한 기업 전용 골프 예약서비스 ‘신(新)멤버스’는 재예약률이 90%에 달한다. 회원권이 없어 골프장 부킹에 애를 먹는 기업의 고민을 해결해준 덕분이다. 이제는 널리 퍼진 여름철 ‘반바지 캠페인’을 시작한 것도 그다.
이런 조 대표가 요즘 골프 연습장 프랜차이즈 사업에 꽂혀 있다. 2016년부터 서울 장한평에서 XGOLF 골프 연습장을 운영해온 그는 지난해 강서구 ‘쇼골프타운’ 김포공항점을 차리며 본격적으로 연습장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이달 중순 2호점을 여의도에 열고,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들어간다. 9일 만난 조 대표는 “올해 10개, 내년에 50개 이상의 쇼골프 연습장을 여는 게 목표”라고 했다.
조 대표는 쇼골프타운이 골프를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과 ‘명랑 골퍼’를 모두 만족시키는 곳이라고 자신한다. 가족 단위 내장객을 위한 ‘패밀리 타석’을 마련한 게 대표적인 예다. 새로 차리는 여의도점에는 많은 타석에 론치 모니터를 설치해 각종 스윙 데이터를 앱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골프존 GDR, QED 등 기존 연습장 브랜드들은 마치 ‘골프 아카데미’처럼 강습이 중심”이라며 “쇼골프타운은 이와 달리 자녀를 데리고 함께 연습해도 될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로 꾸몄다”고 했다. 그는 이어 “물론 타수를 줄이고 싶은 진지한 골퍼라면 그에 맞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어린이부터 70대 노인까지 모두가 놀 수 있는 놀이터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YG플러스에 XGOLF 지분을 매각한 조 대표는 최근 지분을 되샀다. 그는 XGOLF를 주축으로 일본에 5~10개, 하와이에 1~3개의 골프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조 대표는 “해외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골프와 관광을 즐기려는 수요가 많은 걸 감안해 해외 골프장 인수를 검토하는 것”이라며 “현재 계획한 사업이 궤도에 오르는 3년 뒤엔 XGOLF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처럼 가격이 오를 만한 곳에 부동산을 사고 그곳에 매장을 여는 프로퍼티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조 대표는 “맥도날드처럼 쇼골프타운이 입점한 빌딩의 몸값이 높아지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그러려면 먼저 쇼골프타운을 많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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