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매도업체 힌덴버그리서치가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겨냥한 보고서를 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를 포기할 경우 트위터 주가가 50%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주장의 요지다. 힌덴버그리서치는 과거 미국 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에 대한 공매도 보고서를 내 유명세를 탄 업체다.
힌덴버그 "머스크, 트위터 인수가 낮추거나 철회할 수 있어"
이날 힌덴버그리서치는 ‘머스크가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Musk Holds All The Cards)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힌덴버그리서치는 보고서에서 “트위터의 입지 약화로 (머스크가 인수할) 동력이 약해졌다”며 “트위터 인수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머스크가 인수 계획을 철회할 경우 트위터 주가가 현재보다 50%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날 트위터 주가는 전날보다 3.69% 떨어진 47.96달러로 마감했으며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도 0.94% 추가 하락했다. 힌덴버그리서치는 머스크가 인수 계획을 발표한 뒤 트위터 주가가 나스닥지수보다 좋은 성적을 낸 점을 들며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손을 뗄 경우 주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힌덴버그리서치는 트위터가 실제 사용자 수를 과장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업체는 “트위터에는 봇, 스팸 계정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에 진짜 사용자 지표는 회사 발표보다 적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는 1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5.9% 늘어난 2억290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지 못할 경우 내야하는 10억달러의 위약금을 들며 머스크가 거래 취소를 하기 어려운 요인이 될 것으로 봐 왔다. 하지만 힌덴버그리서치는 “실제로 위약금을 지불한 사례는 드물며 머스크는 법적 공방도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이라고 했다. 힌덴버그리서치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포기할 경우 보유하고 있는 트위터 지분 전량을 매도할 전망이기 때문에 트위터 주가를 짓누르게 될 것으로 봤다.
힌덴버그리서치는 “트위터를 인수해 자진 상장폐지하고 사기업으로 돌리겠다는 머스크의 생각을 지지하기는 하지만 머스크가 반드시 트위터 인수를 해야 할 이유도 없다”며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재협상을 선언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고 했다. 힌덴버그리서치는 또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시도가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에도 위험요인이 됐다고도 분석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46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공매도 혐오하는 머스크 반응은
힌덴버그리서치가 이 같은 보고서를 낸 이유는 수익에 있다. 힌덴버그리서치와 같은 공매도업체들은 보고서의 분석 대상이 된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공매도를 한다. 힌덴버그리서치도 현재 트위터에 공매도 투자 중이라고 명시했다. 단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머스크는 힌덴버그리서치의 보고서에 대해 “흥미롭다, (그런데) 때때로 인생의 밝은 면을 보는 것도 잊지 말라”고 트윗했다. 테슬라가 장기간 공매도자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머스크는 공개적으로 공매도 세력에 대한 분노를 표출해 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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