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10일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앞두고는 검은색 투피스 차림이었지만 현충원 귀빈실에서 순백의 패션으로 환복했다. 허리에 두른 큰 리본 벨트, 무릎 아래 풍성한 치마, 5㎝ 높이의 구두까지 '올 화이트' 차림이었다.
흰색은 새로운 시작과 참정권을 의미하는 색으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미국과 영국 등 서구권에서 활발했던 여성 참정권 운동인 ‘서프러제트’를 상징했다. 사람들 눈에 잘 띄는데다 흰 옷의 특성상 쉽게 구할 수 있어 누구나 시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도 담겼다. 이후 영미권 여성 정치인이 중요한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즐겨 입는 드레스 코드가 됐다.
1984년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제랄딘 페라로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 지명을 수락할 때 흰 옷을 입었다. 힐러리 클린턴도 2016년 같은 상황에서 흰 옷을 입고 여성 유권자의 투표를 독려했다.5년 뒤 미국 첫 여성 부통령으로 선출된 카멀라 해리스 역시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대국민 연설에서 흰색 정장을 입고 나왔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해리스의 연설을 두고 “조용한 카타르시스의 순간”이라고 평하며 그의 패션을 “여성 참정권 운동과 연결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김 여사가 착용한 의상은 영세업체서 맞춤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측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상공인 진흥 차원에서 자비로 구매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서희연 기자 cu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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