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이 기회"…지수형 ELS, 다시 뜬다

입력 2022-05-10 17:27   수정 2022-05-18 15:30

최근 프라이빗뱅커(PB)들의 추천 상품 목록에 다시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ELS 수익률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목표수익률이 10%를 넘는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지수가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시점일수록 ELS 투자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익률 10% 넘는 지수형 ELS 출시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연수익률이 10%를 넘는 지수형 ELS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ELS는 옵션 가격에 연동된 상품인 만큼 지수의 등락폭이 커지면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률도 함께 높아진다. 키움증권이 12일(일반 청약자는 9일 마감)까지 청약받는 제1934회 ELS는 조건 충족 시 연 11.3% 이자 수익을 제공한다. 기초자산은 S&P500, 유로스톡스50, 홍콩H지수다.

ELS는 각 국가의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조건부 상품’이다. 만기와 기대수익률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조건은 하한선을 어떻게 설정했는지다. 약속한 기간에 지수가 하한선(녹인배리어·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주가 기준)을 뚫고 내려가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키움증권 상품은 3년 만기로 녹인배리어가 50%다. 만기까지 어느 한 지수라도 최초 기준가격의 50% 미만(종가 기준)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약속한 원리금을 받게 된다. 투자자는 3년 내 세 개 지수 중 하나라도 현재의 5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확률에 ‘베팅’하는 것이다. 현재 지수가 많이 하락했을수록 유리한 이유다. 그 아래로 내려갔다가 일정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만기 시 지수 하락폭만큼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조기 상환도 가능하다. 통상 3년 만기로 3개월·6개월마다 조기 상환 기회를 준다. 조기 상환 요건은 계단식(스텝다운형)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키움증권 상품은 조기 상환 조건이 ‘90-90-85-85-80-75%’다. 첫 번째 숫자는 6개월이 지났을 때 세 지수가 최초 가입 시점의 90% 이상이면 원리금을 돌려준다는 의미다. 한 개의 지수라도 이 조건에 미달하면 6개월 더 기다려야 한다.
리스크 요인 고려해야
ELS 상품을 고를 때는 수익률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수익률은 조금 낮더라도 녹인배리어나 조기 상환 기준선이 낮은 상품을 고르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김현섭 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녹인배리어 50% 이하, 첫 조기 상환 기준선도 85% 이하인 상품을 주로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KB증권 제2371회 ELS는 S&P500, 유로스톡스50,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녹인배리어가 45%다. 조기 상환 기준선도 ‘85-85-85-80-75-70%’로 낮은 편이다. 연 7.3% 수익률을 제공한다.

어느 국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지도 중요하다. 최근 한 차례 급락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경우에는 보통 수익률이 더 높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 각국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전균 삼성증권 파생상품시장분석 이사는 “금리 인상이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세계 각국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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