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가히 광풍이라고 할 만큼 인기를 끈 포켓몬빵을 따라 포켓몬 관련 상품이 줄줄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포켓몬빵은 1990년대 청소년에게 큰 인기를 끌다가 단종된 뒤 최근 재출시됐다. 출시 40일 만에 1000만봉이 팔려 나갔다. 지난 2일에는 판매량 1900만개를 돌파했다. 최근에도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선 포켓몬빵이 입고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긴 대기줄이 생기는 것은 기본이다. 1500원짜리 빵을 사기 위해 명품매장 뺨치는 오픈런이 벌어지는 것이다.
포켓몬빵을 먹으며 학창시절을 보낸 MZ세대가 직장인이 돼 구매력을 갖게 된 상황에서 어린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먹거리 중 하나였던 이 빵이 재출시되자 이를 먹으며 동년배들과 추억을 공유하는 일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됐다.
포켓몬빵의 인기가 커지면서 SPC삼립은 포켓몬 관련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엔 포켓몬빵 신제품 7종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4월 4종을 추가로 내놨다. 신제품은 '피카츄 망고 컵케익' '푸린의 피치피치슈' ‘피카피카 달콤 앙버터샌드’ 등 냉장 디저트 3종과 '발챙이의 빙글빙글 밀크요팡' 등 빵 1종이다.
SPC그룹 계열사인 던킨은 지난달 '포켓몬 도넛'을 출시했는데 인기 포켓몬 '잠만보'의 얼굴을 표현한 도넛인 '배고픈 잠만보‘를 포함해 총 세 가지 종류고 구성됐다. 포켓몬을 담아두는 '몬스터볼'을 형상화한 '가라! 몬스터볼' 도넛도 선보였다.
배스킨라빈스는 서울 한남동 배스킨라빈스 '하이브 한남' 지점에 아예 포켓몬 테마를 적용했다. 6층 전체 건물을 포켓몬 관련 상품으로 구성한 것이다. 이브이 우산, 피카츄 후드 타월, 꼬부기 컨테이너 등 다양한 포켓몬 굿즈를 판매 중이다. 시중에선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과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에 포켓몬 캐릭터의 이름을 붙여 팔고 있다.
냉동간식을 내놓은 업체도 있다. 하림은 BGF리테일과 함께 20여종의 포켓몬 홀로그램 씰이 담은 치즈너겟과 치즈핫도그 등을 내놨다. 제품에 포함된 홀로그램 씰은 포켓몬 인기 캐릭터 '피카츄', '꼬부기', '메타몽'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 씰은 수집을 할 수 있고 휴대폰이나 다이어리 등을 꾸미는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띠부띠부 씰‘ 열풍에 편승한 것이다. 포켓몬빵의 인기는 사실상 이 띠부띠부 씰의 흥행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서다. 포켓몬빵에 동봉된 스티커는 159가지에 달하는데 포켓몬 빵을 사는 이들 중 대다수는 이 빵에 동봉된 스티커(띠부띠부씰)를 모으는 한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리고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높은 가격으로 재거래하며 화제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농심켈로그는 시리얼 제품에 포켓몬 캐릭터를 적용했다. 시리얼 ‘첵스초코 포켓몬 기획팩’으로 피카츄 카드가 동봉 돼있다. 일본의 월간 만화잡지에서 한정판으로 출시한 카드의 한국 버전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포켓몬빵의 인기가 쉽게 식지 않는 만큼 당분간 포켓몬 마케팅을 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