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아파트 대출제한' 올해 안에 안 풀린다

입력 2022-05-11 21:36   수정 2022-05-11 21:55


윤석열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청년·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LTV를 80%까지 풀어주는 등의 규제 완화안을 올해 안에 추진할 전망이다. 하지만 규제지역에 대한 LTV를 ‘일괄 70%’로 낮추는 방안은 ‘금리 인상과 주택 시장 불안, 경기 불확실성이 크다’며 내년 중 추진 과제로 남겼다. 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이 이행 계획을 마련하는 단계에서 다소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이 11일 입수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 문건에 따르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청년·생애 첫 주택 구입 가구의 LTV 상한선을 60~70%에서 80%로 높이는 방안과 주택연금 대상자를 확대하는 안을 금융위원회가 올해 안에 추진해야할 과제로 꼽았다. 인수위가 지난 3일 발표한 국정과제에 대한 이행 일정과 구체적 방안을 담은 이 문건은 지난 4월 작성됐다.

LTV 규제 완화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동력으로 삼아 집권한 새 정부의 주요 공약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초강력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서민과 실수요층인 청년이 사실상 주택 구매가 불가능해졌다는 비판에 따라 공약에 포함됐다.

문건에 따르면 청년·생애최초 주택 구입 가구 외 다른 가구의 LTV를 일괄 70%로 낮추는 안과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 수에 따라 LTV 상한을 40%, 30% 등으로 차등화, 완화하겠다는 계획은 ‘2023년 합리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그마저도 ‘가계부채 및 주택시장 상황을 봐가며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1주택자에 대한 LTV를 70%로 완화하면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을 사실상 막고 있는 현 규제를 폐지하는 효과가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되는 상황을 우려해 ‘합리화’, ‘시기 조정’ 등의 단서를 단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건에 따르면 새 정부는 청년 주택구매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가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50만호를 공급키로 했던 ‘청년 원가주택’과 연계한 대출 상품을 신설하는 방안, 청년 전용 청약통장에 우대금리를 지급,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청년, 신혼 부부 대상 정부보증 전세자금 대출인 버팀목대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수도권 2억2000만원, 비수도권 1억8000만원인 한도를 늘리거나 소득 기준을 완화하는 게 유력하다. 공약사항이었던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저리 대출 등은 국정과제에선 최종적으로 빠졌지만, 이를 보완하는 방법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지’로 가닥을 잡은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청년 층의 LTV 규제 완화 효과를 제약하지 않도록 DSR 산정 시 청년을 우대해주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청년, 신혼부부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도 만기도 현 ‘최장 40년’에서 ‘최장 50년’으로 늘어난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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