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라인업에서 라이트닝 포트 충전 방식을 고집해 왔던 애플에게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아이폰15' 라인업 일부 모델에 USB-C 포트를 적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서다.
해외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맥루머스는 11일 애플 사정에 정통한 대만 TF인터내셔널 증권 궈밍치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2023년 출시될 아이폰15에 라이트닝 포트 대신 USB-C 충전방식이 탑재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아이폰5에 처음 라이트닝 포트를 사용한 이후 이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그 사이 안드로이드를 비롯한 많은 기기들은 USB-C를 탑재하면서 사실상 충전 표준으로 자리를 잡았다.
스마트폰의 경우 애플 아이폰은 라이트닝 케이블로, 안드로이드 기기는 USB-C 커넥터를 이용해 충전하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EU)에서 판매되는 휴대폰은 안드로이드 계열의 비중이 높다.
지난달엔 유럽의회의 내부시장 및 소비자보호위원회(IMCO)가 모바일 기기 충전기를 USB-C로 통일하는 법안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통과시키면서 이런 추세에 힘을 실었다. EU가 충전표준 법안 제정에 한 발 다가서면서 라이트닝 포트를 고집해 왔던 애플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부품 공급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애플이 2023년 아이폰에 라이트닝 대신 USB-C를 탑재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또 애플이 충전 타입을 USB-C로 바꿀 경우 아이폰 충전 시간이 크게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당분간 아이폰에는 라이트닝 포트를 고수할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특히 그는 애플의 방수 기능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아이폰에도 라이트닝 포트 대신 USB-C를 탑재하려는 것은 유럽연합의 정책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맥루머스는 분석했다.
IMCO는 과거 한 보도자료에서 "소비자들이 더 이상 새로운 기기를 구입할 때마다 새로운 충전기와 케이블을 필요로 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EU의 모바일기기 충전기 통일 법안이 발효될 경우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 휴대형 게임기, 전자책 리더기, 디지털 카메라, 전자 장난감 등의 충전기는 모두 USB-C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IMCO는 모바일 기기 충전기 표준화 정책을 노트북PC 등으로도 확대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스마트워치, 건강 추적기처럼 USB-C 포트를 설치하기 힘들 경우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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