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하우스' TBH글로벌, 中사업 철수하고 기지개 켜나

입력 2022-05-12 13:54   수정 2022-05-12 14:03


패션 브랜드 ‘베이직하우스’와 ‘마인드브릿지’ 등을 운영하는 TBH글로벌이 중국 사업 악화에 따른 재무 우려를 해소하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TBH글로벌은 2000년대 초반 베이직하우스를 전개하면서 국내 패션업계에 존재감을 발휘하던 패션기업이다. 2014년부터는 중국 패션시장에 진출해 유통망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6년 한한령과 2020년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면서 중국 사업이 악화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TBH글로벌은 작년 말 베이직하우스 등 상표권을 중국 기업에 매각하고 골프웨어 브랜드를 새롭게 내놓으면서 활로를 찾고 있다.

TBH글로벌은 베이직하우스 등 브랜드 상표권을 매각하고 700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전부 상환했다고 12일 밝혔다. TBH글로벌은 2004년에 처음 중국에 진출한 뒤 2010년부터는 베이직하우스와 마인드브릿지 등 브랜드를 중국 대형 백화점에 입점시키면서 성장했다. 2015년에는 1700여개 매장에 5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유통망을 넓혀왔으나 한한령 등 위기가 닥치면서 중국 사업 성장세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18년에는 IPO상장 불발로 골드만삭스에서 1600억원의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연이율 20%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재무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TBH글로벌은 재무 건전성을 위해 과감하게 중국 사업을 접었다. 지난해 중국 패션기업인 ‘난지런’에 베이직하우스와 마인드브릿지 등 78여개 브랜드의 중국·홍콩 상표권을 모두 넘겼다. 이렇게 마련한 949억원의 매각대금으로 700억원의 전환사채를 전부 상환했다. 한 때 2000억원에 육박하던 순차입금 규모는 이제 100억원대로 줄었다.

영업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8.6% 성장한 1881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매출은 감소했으나 온라인과 홈쇼핑 비대면 유통채널이 성장하면서 선방했다. 영업이익도 53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했다. TBH글로벌 관계자는 “중국법인 손실을 제외하면 세전이익은 약 70억원 수준으로 이제 어려운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TBH글로벌은 브랜드 상표권을 매각하고 남은 160억원으로 골프웨어를 출시하는 등 신규사업 투자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골프웨어와 여성복 브랜드에 집중 투자한다. TBH글로벌은 지난 2월 영국 패션 브랜드 ‘아쿠아스큐텀’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골프웨어 라인을 출시했다. 국내 홈쇼핑 채널을 통해 골프웨어를 판매할 예정이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입어 입소문을 탄 브랜드 ‘쥬디쥬시’도 백화점 매장을 늘리는 등 투자를 이어간다. 이어 유통 채널도 다각화할 계획이다. 중국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대신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알리바바, 쇼피와 손잡고 동남아 패션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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