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계약갱신청구권이 끝나는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전세 세입자(전용면적 84㎡ 기준)는 최소 3억원 이상 올려줘야 계약 연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에서 계약갱신이 끝나는 전세 물량은 8월부터 1년간 월평균 6000가구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1만1000가구 줄어든 새 아파트 입주 물량, 사상 최대로 벌어진 매매·전세 가격 격차까지 겹쳐 하반기 전세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핵심 주거지 6개 단지(반포자이, 은마,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헬리오시티,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우장산힐스테이트·전용 84㎡ 기준)의 최근 1년간 전세계약을 전수 분석한 결과 갱신청구권 행사 전셋값과 일반 계약의 차이는 평균 2억7000만원이었다. 갱신청구 기간이 끝나는 전세 세입자가 같은 집에 거주하기 위해 올려줘야 할 최소 인상폭인 셈이다.
강남권 대표 단지인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5㎡ 전세는 갱신청구권 전셋값(평균 13억8000만원)과 신규 전셋값(17억1900만원)의 격차가 평균 3억3800여만원으로 확인됐다. 신규 계약 최고가(22억원)와 갱신청구 최저가(11억5000만원)의 격차는 10억5000만원에 달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갱신청구 아파트(6억3200만원)와 신규(9억5000만원) 전세의 평균 가격 차가 3억1800만원이었다. 헬리오시티는 3억500만원,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각각 2억5300만원, 2억4500만원이 차이 났다. 최근의 금리 인상을 고려하면 계약 연장 시 최소 월 100만원 이상의 이자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2020년 7월 30일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은 올 8월부터 첫 만기가 도래한다. 8월부터 1년간 나올 갱신청구 전세계약은 7만1000건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공급 가뭄까지 겹친 상황이다. 올해 서울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보다 1만1272가구 감소한 2만1417가구에 그친다. 2013년 이후 9년 만의 최저 규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격 차가 큰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상까지 겹쳐 세입자 부담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박종필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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