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두고 떠난 '전사자' 시신, 우크라군이 대신 수습

입력 2022-05-12 19:56   수정 2022-06-11 00:02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곳곳에 자국 전사자들을 방치하고 떠난 탓에 우크라이나군과 당국이 러시아군 전사자 시신을 대신 수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러시아군 전사자 시신을 수습하는 우크라이나 법의학팀 5명을 동행 취재한 결과, 이 같은 상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수도 키이우 서쪽 자발리우카 마을에서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이 러시아 병사 한 명의 시신을 발견해 묻어줬다는 현지 주민의 제보를 받고 수색에 나섰다.

이날 주민들의 안내로 우크라이나 법의학팀이 파낸 전사자의 시신 오른팔에는 러시아군 표식인 흰색 띠가 둘려 있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수 주 동안 민군 합동으로 키이우 외곽의 들판, 숲, 건물 잔해 등에서 러시아군이 두고 떠난 전사자 시신을 수습해 왔다고 AFP는 전했다. 현재까지 수습된 시신은 약 200여구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과 관련 당국은 수습한 러시아군 시신을 운반 가방에 담아 이동식 시식안치소인 냉동열차에 보관하고 있으며, 위치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이날 러시아군 시신 수습 작업을 감독한 우크라이나군의 볼로디미르 리암진 대령은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수습한 러시아군 전사자 시신을 돌려받는 데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개전 후 현재까지의 러시아군 전사자 규모를 약 2만6000명으로 추산했고, 러시아는 지난 3월 말 10351명이 전사했다고 발표한 이후 인명피해 현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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