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보유한 주식 수는 해당 기업이 처음 선택한 액면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자본금이 10억원인 회사라고 가정해볼까요. 액면가를 5000원으로 정하면 총 20만 주, 액면가를 100원으로 정하면 1000만 주를 발행하게 됩니다. 향후 이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이 기업 주식의 시장가는 당초 액면가와 관계없이 해당 기업의 실적과 시장 변동성에 따라 오르내리게 됩니다.
액면분할은 말 그대로 액면가를 쪼개는 것을 의미합니다.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주당 265만원이던 주가를 “주식 접근성을 높여 국민주가 되겠다”며 50 대 1로 액면분할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가는 원래 주가의 50분의 1인 5만원대로 떨어졌고, 동시에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의 수는 50배로 늘어났습니다. 원래 삼성전자 주식 1주를 보유하고 있던 사람은 50주를 갖게 됐습니다.
액면분할은 주로 주가가 너무 비쌀 때 이뤄집니다. 자산 규모가 적은 개인으로서는 1주가 265만원이나 한다면 선뜻 투자하기 어렵겠지만 5만원대라면 투자할 마음이 생기겠죠? 액면분할해서 주가가 떨어지면 개인투자자가 많이 유입돼 유동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액면분할은 주식 거래량이 적을 때 이뤄지기도 합니다. 인위적으로 주식 수를 늘려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액면분할은 주가에 호재일까요? 단기적으로 보면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주가가 뚝 떨어지면 더 많은 사람이 주주로 유입되고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시장 거래가 활발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직후 5만3000원이었다가 이듬해 1월까지 계속해서 떨어져 3만원대를 찍기도 했습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액면분할은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다시 인정받을 기회가 될 뿐이지 반드시 주가 상승의 요인이 되진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송영찬 한국경제신문 기자
2. 액면분할하면 시장가는 어떻게 변할까요?
3. 액면분할은 단기적으로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까요?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