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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1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좀 더 일찍 올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 대응이 늦었다는 점을 부분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라디오방송 마켓플레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정학적 사건들이 내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제가 연착륙할지는 Fed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병목 현상을 통제 불가능한 대표적 예로 꼽았다. 그럼에도 파월 의장은 “연착륙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하강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 과정에서 약간의 고통이 따르겠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잘 대처하지 못해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상황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며 “사람들이 받는 월급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향후 두 차례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씩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예상대로 움직이면 앞으로 두 번의 회의에서 50bp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더 좋으면 기준금리를 덜 올리고 상황이 더 나빠지면 기준금리를 더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한꺼번에 75bp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도 열어놨다. ‘75bp 인상할 준비가 됐나’란 질문엔 “Fed는 들어오는 데이터와 바뀌는 전망에 적응해왔다. 그것이 우리가 계속할 일”이라고 답했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늦었다는 점도 시인했다. 그는 “아마도 기준금리를 조금 더 빨리 인상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랬다고 해서 얼마나 크게 달라졌을지 모르겠다”며 “당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실시간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원은 이날 파월 의장의 연임안을 찬성 80, 반대 19로 통과시켰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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