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이 쉽게 잦아들지 않을 거란 전망을 내놨다.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대된 경영환경은 사업다각화로 헤쳐 나갈 계획이다.
피차이 CEO는 12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회의를(I/O)를 마치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와 같이 미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을 이끌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계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보다 8.3% 증가했다. 전달 상승폭(8.5%)에 비해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의 추정치(8.1%)를 웃돌았다.
피차이 CEO는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며 “공급망 문제,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다양한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특정 분야에서 가라앉아도 이내 다른 업종에서 문제가 터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를 올해 극복해야 할 요소로 꼽았다. 구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문가들 추정치(681억달러)를 밑도는 680억달러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탓에 광고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경기 악화에 따른 여파로 구글을 올해 들어 주가가 약 22% 하락했다.
암울한 전망만 예고된 건 아니다. 피차이 CEO는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사업책임자(CBO)의 말을 빌려 소비활동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 매출이 증대될 가능성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피차이 CEO는 장기적인 타개책으로 사업다각화를 제시했다. 구글의 사업 분야를 확장해 위험 요소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같은 날 피차이 CEO는 개발자회의에서 구글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워치, 스마트폰, 증강현실(AR)이 적용된 안경 등 각종 정보기술(IT) 기기들을 공개했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 시장도 적극적으로 진출하려는 의도다.
피차이 CEO는 “유튜브, 포털, 안드로이드,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채로운 서비스를 세계 곳곳에 제공했다”며 “이를 회사 하나로 통합해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장기적인 관점을 지니고 기업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했다.
구글은 경제적인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올해 1분기 연구개발(R&D)에 91억달러(약 11조 6700억원)를 지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늘어났다. 피차이 CEO는 “(우리는) 반등할 기회를 노리고 있으며 고용을 줄이지 않고 투자를 이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클라우드와 디지털 변환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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