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한 줄'짜리 尹정부 리쇼어링 대책

입력 2022-05-15 17:04   수정 2022-05-16 00:1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방한한다. 새 정부 출범 후 역대 최단기간에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찾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경제안보, 기술 협력 등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와 회동할 가능성도 있다.

4대 그룹은 바이든 대통령을 위한 ‘선물’을 준비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7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건립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SK·LG 등도 신규 투자나 진행 상황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방미 때 경제사절단은 약 44조원을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방한 길에 바이든 대통령이 기업인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문 전 대통령이 보는 가운데 일일이 삼성·LG·SK 최고경영자(CEO)를 일으켜 세우며 “생큐, 생큐”를 연발했던 그였다.
투자 유치에 혈안인 美 정부
최근 만난 한 대기업 CEO는 “미국에 공장 건설을 위해 현지를 다니다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고 했다. 주 정부마다 경쟁적으로 기업이 필요한 것을 해주겠다고 제안해서다. 경험담도 얘기했다. “어느 주는 버스를 아예 개조했더라고요. 이동 간에 버스 안에서 대형 모니터로 주지사의 프레젠테이션 영상을 틀어주더군요. ‘일정상 못 만나 죄송하다’며 세금 감면, 인프라 지원 등을 약속하더군요. 주지사의 영상이 끝나자 실무진의 추가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국내 기업의 미국 투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수요가 있는 곳에 생산시설을 두는 것은 당연하다. 미·중 갈등 속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부러우면서도 씁쓸한 것은 사실이다. AP통신은 현대차의 이번 투자로 현지에 약 8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내에 투자했다면 우리 일자리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해외에 자회사나 지점을 설립한 기업은 통계를 집계한 2014년 이후 8년간 2만3200여 개에 달했다. 반면 국내로 ‘U턴’(리쇼어링)한 기업은 108개에 불과했다. 연간 최다인 지난해가 26개였다. 코로나19 확산과 미·중 마찰로 제조 여건이 나빠진 게 그나마 복귀를 촉진했다. 지난 대선 TV토론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미국은 연 1000개, 일본은 연 500개씩 리쇼어링하는데 우리나라는 5년간 48개를 유치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 말마따나 제조업 리쇼어링의 고용창출 효과는 상당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해외 진출 국내 제조기업 중 철수를 계획하는 기업이 국내로 돌아올 경우 국내총생산(GDP) 11조4000억원, 일자리 8만6000개가 신규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파격적인 '당근책' 제시해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려는 기업을 잡거나 U턴할 만한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공급망 재편, 해외 진출 제조업의 실적 악화는 리쇼어링을 확대할 기회다. 하지만 지난 4일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182페이지)에는 리쇼어링 관련 내용이 47페이지에 딱 한 줄 나온다. ‘국내 복귀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등 리쇼어링 지원 강화’가 전부다. 후보 시절 공약집 내용보다 부실하다. 공약집에는 U턴기업 세액 감면 요건 완화, 규제 제로(0)·사후 규제, 보조금 확대, 파격적 감세 조치 등 혁신시스템 도입 등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이번 정부에서도 리쇼어링이 또다시 구호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라는 것을 임기 말에야 안 문 전 대통령의 시행착오를 반복해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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