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종종 만난다.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에서 시작해 어느 날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눈이 안 떠지는 상태가 되는 질환이 있다. 안검연축이다. 안검연축과 반쪽얼굴연축은 눈이 잘 떠지지 않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안검연축은 뇌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원인은 확실하지 않다. 눈꺼풀에는 눈을 감기게 하는 근육과 뜨게 하는 근육이 있다. 눈을 뜨게 하는 근육 이상으로 눈을 뜨지 못하는 질환을 안검하수(눈꺼풀 처짐)라고 하며, 이와 달리 눈을 감게 하는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해 눈이 감기는 질환을 안검연축이라고 한다.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3배 정도 많고, 평균 연령은 50대 중반으로 35세 이전에는 드물다. 초기에는 눈부심, 눈물 흘림, 불편함 등의 증상과 함께 눈을 깜빡이다가 점점 깜빡임이 심해지면서 눈을 뜨지 못하게 된다. 대부분 두 눈이 동시에 발병하지만, 한 눈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피곤하거나 책을 보거나, 밝은 햇볕에 나가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각막염, 홍채염, 눈썹 찔림 등의 다른 질환으로 눈이 감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눈을 감는 근육의 비정상적인 수축을 줄이기 위해 보툴리눔독소 주사를 놓는다. 주사 후 2일 정도 지나면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7~10일 정도 되면 완전한 효과가 나타난다. 안타깝게도 효과 지속 기간이 평균 3개월 정도여서 대부분 환자가 2~3개월마다 반복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보툴리눔독소 주사는 주름 치료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래 안검연축 치료를 위해서 사용하다가 주사한 주위의 얼굴 주름이 좋아지는 것을 보고 응용하게 된 것이다. 흔히 보톡스라고 알려져 있다.
얼굴 신경은 뇌에서부터 얼굴 근육까지 이어져 얼굴 근육의 수축을 담당한다. 이 경로 중 어딘가에 이상이 발생해 얼굴의 반쪽만 지속적으로 연축을 보이는 경우를 반쪽얼굴연축이라고 한다. 대부분 혈관에 의한 얼굴 신경의 압박 이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뇌 컴퓨터단층촬영(CT) 혹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 필요하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40대 중반이며 여자가 세 배 더 많다. 신경외과에서 수술을 통해 압박하는 혈관을 감압하거나, 보툴리눔독소 주사로 치료하는데 효과는 6개월 정도 지속돼 안검연축보다는 길다.
장재우 김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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