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요가 급감하자 중고 오토바이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한 바이크 커뮤니티를 분석해 본 결과 코로나 이전에 하루 평균 7건 정도 올라왔던 매물들이 평균 15건 정도로 급증했다.
이 같은 상황은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리던 배달 기사들이 거리두기 해제 이후 배달 수요가 급감하자 사용하던 오토바이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한 지난달 18일부터 21일까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의 이용자(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준)는 총 1855만2775명으로 전달 같은 기간 대비 21.2% 줄었다.
같은 기간 배민 하루 평균 이용자는 전월 대비 9%, 요기요는 16%, 쿠팡이츠는 18% 감소했다.
또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식당과 주점 업종의 신용카드 결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 조치가 모두 해제된 4월 18∼30일 오프라인 위주 식당이 거둔 매출은 거리두기 해제 전(3월 1∼20일)에 비해 27%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달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식당 매출은 12% 감소했다. 배달과 오프라인 영업을 병행한 식당 매출은 4% 줄었다.
이에 배달원들은 "몇 시간째 콜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면서 "기계 고장인 줄 알았는데 주변 배달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 똑같은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달 현장에서는 '콜사(Call+死)'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배달 주문 횟수가 급격히 줄어 콜이 거의 사라진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서울 관악구에서 배달 기사를 하는 A 씨는 "콜사 때문에 카페에서 대기 중"라며 "저녁 시간인데 1시간째 콜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배달 기사를 하는 B 씨는 "건당 수입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면서 "앞으로 줄면 더 줄지, 늘어날 일은 없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다른 배달 기사들도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일감이 줄어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오를 대로 오른 배달비에 반감을 가진 소비자들은 매장 이용을 더 늘리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는 C 씨는 "배달을 시켜 먹으면 더 비싸고 방금 나온 요리보다 못 하다"라며 "요새는 차라리 직접 가서 먹는 것이 싸고 맛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D 씨는 "몇백미터 되지도 않는 거리에서 주문했는데 4천 원씩 받으니까 그냥 방문 포장이 답"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음식점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하반기 2만명 가까이 늘었다. 특히 음식 배달·택배 배송 등에 종사하는 배달원 수도 코로나19 이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배달 음식 주문과 온라인 쇼핑이 활발해짐에 따라 배달원 수도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배달원 수는 42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7% 증가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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