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기업들로 구성된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지난해 1월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12일 2494.62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에 따른 공급망 차질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신흥국 증시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악순환도 이어졌다.
그간 한국 수출 기업들의 주가를 짓눌렀던 '악재'가 풀리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상하이가 16일부터 상업 기능을 점진적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조금씩 회복된다면 국내 수출 기업들의 주가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 소식에 중국 수출 기업들의 주가가 먼저 반응했다. 디스커버리, MLB 등의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 패션 대장주로 꼽히는 F&F는 16일 6.35% 상승했다.
소비재 뿐만 아니라 국내 수출 제조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국내주식전략팀장은 "한국은 중국 제조업 생산 차질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국가 중 하나"라며 "중국 제조업 가동률이 개선되면 중간재를 생산하는 한국 제조 기업에는 호재"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는 반도체를 꼽았다. 노 팀장은 "순환적 반등 국면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주가 주가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은 커졌지만, 코로나19 기간동안 차를 사지 못했던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차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대표적인 경기 소비재인 자동차는 수요 전망이 오히려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재고가 부족하고 수요는 늘어나는 와중에 반도체 공급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자동차주는 열심히 담고 있다. 지난달부터 1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1위 종목은 기아다. 약 5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아 주가는 16% 올랐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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