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흔 오큐라이트 대표(사진)는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병원에서 ‘스마트빔 백내장 수술’을 도입하기로 했다”며 “현지 임상윤리위원회(IRB) 심사 절차 등을 마친 뒤 올가을께부터 실제 환자 치료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2년간 컬럼비아대 병원에서 이 기기를 활용해 100여 명이 수술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길병원 안과 교수로 재직 중인 남 교수는 2017년 오큐라이트를 창업했다. 백내장 수술 기기인 ‘아이차퍼’를 개발하기 위해서다.
망막과 백내장 환자를 동시에 진료하던 남 교수는 망막 수술에 쓰던 간접 조명을 백내장 수술에 반영하면 수술 중 동공이 줄어 생기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스마트빔 백내장 수술을 개발했다. 아이차퍼를 쓰면 동공이 작아져도 의료진이 비교적 쉽게 대처할 수 있다. 국내에서만 매년 240억원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남 대표는 바로 미국 진출 계획을 세웠다. 2020년 미국에 100% 자회사인 오큐(OCU)를 세웠다. 지난해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해당 의료기기의 시판 허가(510k)도 받았다.
길병원과 고려대 안산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인제대 일산백병원 등 네 곳의 대학병원에서 스마트빔 백내장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컬럼비아대 병원은 이 수술을 시행하는 다섯 번째 대학병원이 된다. 사용이 늘고 있지만 아직 이를 활용해도 환자에게 비용을 받을 수 없다. 보험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컬럼비아대 병원에서 기존 수술 대비 이점이 뚜렷하게 좋다는 게 인정되면 미국 보험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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