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17일 서울 용산구 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대사관에 마련된 고(故) 셰이크 할리파 빈 자예드 알 나흐얀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부회장이 할리파 대통령을 조문한 것은 그동안 UAE 리더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할리파 대통령이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국정을 이끌어온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왕세제와도 각별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4일 UAE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 무함마드 왕세제가 2019년 2월26일 삼성전자의 화성 사업장을 방문했을 당시 이 부회장이 5G와 반도체 전시관 및 생산라인을 직접 안내했다. 두 사람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반도체, 인공지능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UAE 기업 간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빈 자이드 왕세제는 "인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이곳(삼성전자)에서 이뤄지고 있는 혁신과 최신 기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UAE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데 큰 관심이 있으며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들을 응원한다"라고 방명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무함마드 왕세제가 방한하기 직전인 2019년 2월11일 아부다비를 방문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무함마드 왕세제가 UAE에서 연 비공개 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UAE는 석유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2010년에 혁신 프로젝트 'UAE 비전 2021'을 수립해 추진해 왔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글로벌 허브를 목표로 2017년 9월 'UAE 4차 산업혁명 전략'도 마련했다.
아부다비는 180억달러를 투입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인 '마스다르 시티'를 건설 중이다. 5G와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UAE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삼성도 협력 강화에 공을 쏟고 있다.
삼성은 그동안 삼성물산의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시공 참여와 삼성엔지니어링의 정유 플랜트 사업 등 건설·엔지니어링 분야를 중심으로 UAE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이 부회장은 중동 지역의 중요성에 대해 계속 강조를 해왔다. 2019년 6월 삼성물산 상일동 본사를 방문해 경영진들과 회의를 진행하면서 "중동 국가의 미래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같은 해 추석 연휴 기간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이 건설 중이었던 사우디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여러분들이 흘리는 땀방울은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라고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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